[봉대리의 일기]
5/22 (월) 흐림
여름이 왔는지 날씨가 장난 아니다. 땀이 찔찔 날라구 그런다.
아무래도 낼부터는 반팔을 입어야지 싶다. 지금도 팔 걷어붙이고 있긴
하지만… 내일도 더울지 어떨지는 몰라도 썅.
날도 더운데 에어컨 좀 틀어주면 좀 좋아?
편해서 좋다 중앙난방… (에어컨은 난방이 아니라 냉방이지만 어차피
거기서 하는 짓이니까) 6월까지는 졸대 안됨다 그러구 뻐팅기면 다지?
쉽섀들…
날도 더운데 느닷없이 또 기획팀 개편안은 나오고 지랄이야.
기획팀에 차장이 없다며 (실질적인 차장급 과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방 사무소에서 열심히 일하는 (높은 사람 표현) 차장 한 명하고 장래가
촉망되는 (이거 결혼식에서 주로 써먹는 대사 아닌가) 사원 한 명을
기획팀에 찔러준단다.
문책성 인사는 아닌거 같구… 왜냐면 아무도 빠져나가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지.
그렇다면 뭘까?
뭐 어쨌거나 위에 한놈 올라앉고 아래에 한놈 낑가주는 거니까 신경
많이 쓰이게 생겼다.
위에 놈은 뭐 어차피 그놈이 그놈일테고.
아랫것이 신경쓰이네.
뺀질거리지만 않으면야 별 상관없겠는데 말이지.
담주에 온다고? 걱정되네.
[피부장의 일기]
5/22 (월) 후덥지근
아침부터 더워죽겠는데 회의실에서는 쓰잘데기 없는 소리나 징강징강
울려대고…
이사실에는 에어컨을 틀어주면서 왜 다른 사무실에는 에어컨을 안틀어
주냐고. 어차피 에어컨 돌아가는 건데 여기저기 열어주면 좋잖아.
아예 안돌리는 것도 아닌데 말이지…
이럴 땐 일년 열두달 삼백육십오일 에어컨을 튼다는 전산실이 무지하게
부럽다니깐.
진작 공부를 그쪽으로 했었어야 하는건데…
썅 이 회사 관두고 에어컨 대리점이나 차릴까부다. 진짜 덥다.
각설하고,
난데없이 왜 차장하고 사원을 보강해준다는 걸까?
역시 낙하산…? 차장도 낙하산 타나?
주씨가 아닌 걸루 봐서 사장의 직계존속은 아닌 거 같은데…
처 조카? 예비사윗감? 이종사촌?
어쨌든 주차장이 둘이 아니라니까 천만다행이다. 무지하게 헷갈릴 거 아녀.
갑자기 왜 조직을 불리는지는 모르지만 하여튼… 차장이 하나 박혀있으니
집합 걸기도 수월찮을 거 같고… 이게 뒷그림이 뭐인지도 모르니 함부로
다룰 수도 없고… 고민되네.
담주부터 출근한다니까 그때까지 정보를 많이 끌어모아야 겠는걸…
8년전만 해도 5월에 여름같다고 투덜거렸었구나.
지금은 4월인데도 쪄죽을 것 같은데.
확실히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점점 더워지는 건 사실인 거 같다.
알래스카로 빨리 도망쳐버려야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