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 짐머

2001년 5월 5일

최근에 영화음악이라는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사람이라면 한스 짐머의 이름을 아마 모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빠른 시간에 헐리웃의 영화음악계에서 손꼽히는 작곡가가 된 한스 짐머를 내가 처음 안 것은 <분노의 역류> 영화음악에서였다.
초기에 신디사이저에 치중하는 듯 했던 그의 음악은 아프리카 음악과의 접목이나 오케스트라의 다양한 활용 등의 실험을 해왔는데, 유감스럽게도 나는 한스 짐머의 진가가 가장 발휘되는 분야는 액션영화의 힘있는 음악이었다고 생각된다. 옆의 리스트를 봐도 알겠지만 최근의 <글래디에이터>나, <더 록>, <분노의 역류>, <브로큰 애로우>, <크림슨 타이드>, <피스메이커> 등의 블록버스터 액션 음악이 영화도 살리고 음악도 살린 대표적인 경우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초기작 <레인맨>이나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 등에서 나오는 잔잔한 신디사이저 음악도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점점 한스 짐머의 관심사가 웅장하고 스펙타클한 사운드를 활용할 수 있는, 돈 많이 들이는 영화 쪽으로 몰리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건 단지 내 착각인가… 뭐 먹고 살기에는 그런 음악을 계속 하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