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호너

2002년 1월 4일

웅장하고 비장한 음악에 나름대로 일가견을 갖고 있는 음악가. 내 나름대로 “제임스 호너”를 그렇게 정의해도 될까. 그의 음악들은 공교롭게도 “밝고 경쾌한” 분위기와는 담을 쌓은 경우가 많았다. 그렇다고 슬픈 것도 스케일 작게 슬픈 것이 아니라, <타이타닉>이나 <가을의 전설> 정도의 규모를 갖추고 듣는 사람을 고즈넉하게 만드는 능력을 보여주고 있으니 말이다. 그것이 단지 스케일이 큰 블록버스터를 주로 맡았기 때문이라거나, 대규모의 오케스트레이션을 애용하는 습관 때문으로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이런저런 다른 악기를 활용하고 때로는 몇 안되는 악기를 쓰면서도 그의 음악은 항상 그런 스케일을 유지해오고 있다.
제임스 호너에게 최고의 명성을 전해준 것은 오스카상을 안겨준 <타이타닉>이겠지만, 개인적으로 내가 그의 음악을 평가하는 것은 <가을의 전설>이다. <브레이브하트>도 좋지만, 어딘가 제임스 호너는 영국…은 아니고, 아일랜드나 스코틀랜드 쪽, 하여튼 그 동네의 감성을 잘 표현하는 재주가 있는 것 같다. 그게 뭔지는 내가 뭐라고 딱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