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밤 9시뉴스를 아무 생각없이 보고 있다가
(9시뉴스는 아무 생각없이 봐야지, 생각하면서 보면 혈압만 오른다)
압구정 현대아파트(방송에서 그렇게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림 보면 뻔하지 않은가)에서 화재가 났는데
소방대원이 무슨 조치를 잘못 해서 사람이 안타깝게 죽었다… 뭐 그런 뉴스가 나왔더랬다.
(아무 생각없이 봐서 내용 잘 기억안난다)
뉴스 보면서는 아 뭐 좀 잘하지… 그러고 말았었는데
오늘 아침에 인터넷 들어와서 여기저기 뒤지다보니
어제 그 뉴스에 나온 사람이 eunie2님이라는 거다.
(고인의 실명을 거론하기는 좀 그래서 그냥 인터넷 아이디로 표기하는 중)
eunie2님이라는 분이 있다는 걸 안지는 정말 오래됐고
(거의 8~9년 되지 않을라나)
인연이래봐야 같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활동했다는 정도.
그분도 그분이지만 나도 그 안에서 좀 유명했으니까
내가 누군지 정도는 아셨겠지만 뭐 모를 수도 있는 거고.
그 정도의 인연밖에 없는 사이긴 하지만
그래도 처음에 밝혔듯 이름을 알고 지낸 것만 거의 10년이 되가는데다
아직도 인터넷에서 야구 좀 굴린다는 사람들이라면 다 알만큼 유명한 분인데다
네이버에서 가장 큰 두산베어스 팬카페 매니저이기도 한 사람인데
저렇게 어이없는 사고로 돌아가셨단다.
내 또래로 알고 있는데 그 젊은 나이에.
(방송에는 37세로 나오더라)
그것도 큰 화재가 나서 여러 명 죽는 중에 한 명 포함된 것도 아니고
달랑 한 명 죽는 사고에 하필 그 사람이라니.
인터넷 야구관련 커뮤니티들은 벌써 소문이 돌아서 고인의 명복을 비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는데
참, 뭐라고 표현하기도 그렇고 그냥 어이가 없다.
인터넷으로만 알고 지내던 사람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은 게 이번이 세번째인데
앞의 두 번은 그렇게 잘 알던 사람은 아니고 그냥 이름만 알던 정도였고 모두 병으로 돌아가신 거라
충격이긴 했어도 뭐 그렇게까지는 아니었던 거 같은데
이번엔 알고 지낸 정도도 더하고 게다가 방송에까지 나온 사고라 기분이 정말 남다르다.
한창 WBC니 해서 야구 열기가 타오르는 시점에 하필 화재사고라.
두산 김경문 감독을 많이 좋아하셨다는데 결국 달감독(김경문 감독 별명) 우승하는 건 못보고 가셨지만
작년에 달감독이 올림픽 금메달 땄으니 그걸로 위안삼으셨으면 좋겠다.
언젠간 달감독이 우승도 하겠지…
(당장은 타이거즈 우승이 급해서 베어스 우승하란 말은 못해주겠다)
평생 홈페이지에 누구누구 명복 빈다는 글 써본 적이 없는데
eunie2님의 명복을 빕니다.
좋은 곳으로 가셔서 행복하세요.
시대가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