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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기타 이야기

2006년 3월 4일

예전부터 좋아했던 송창식 노래.
오늘, 갑자기, 문득 생각나서…

나의 기타 이야기

옛날 옛날 내가 살던 작은 동네엔
늘푸른 동산이 하나 있었지
거기엔 오동나무 한 그루하고
같이 놀던 소녀 하나 있었지

널따란 오동잎이 떨어지면
손바닥 재어보며 함께 웃다가
내 이름 그애 이름 서로서로
온통 나무에 이름 새겨넣었지

딩동댕 울리는 나의 기타는
나의 지난 날의 사랑이야기
아름답고 철모르던 지난 날의 슬픈 이야기
딩동댕 딩동댕 울린다

하늘이 유난히도 맑던 어느 날
늘처럼 그녀의 얼굴 바라보다가
그녀 이름 새겨넣은 오동나무에
그녀 모습 담아보고 싶어졌지

말할 땐 동그란 그녀 입하고
가늘고 길다란 목도 만들고
잘쑥한 허리를 똑같이 만들었을 땐
정말정말 너무너무 기뻤지

딩동댕 울리는 나의 기타는
나의 지난 날의 사랑이야기
아름답고 철모르던 지난 날의 슬픈 이야기
딩동댕 딩동댕 울린다

사랑스런 그 모습은 만들었는데
다정한 그 목소리는 어이 담을까
바람 한 줌 잡아 불어넣을까
냇물소리를 떠다 넣을까

내 가슴 온통 채워버린 목소리 때문에
몇 무릎 몇 손이나 모아졌던가
이루어지지 않는 안타까움에
몇 밤이나 울다가 잠들었던가

딩동댕 울리는 나의 기타는
나의 지난 날의 사랑이야기
아름답고 철모르던 지난 날의 슬픈 이야기
딩동댕 딩동댕 울린다

어느날 그녀 목소리에 깨어나보니
내가 만든 오동나무 소녀 가슴엔
반짝이는 은하수가 흐르고 있었지
하나 둘 여섯 줄기나 흐르고 있었지

오동나무 소녀에 마음 뺏기어
가엾은 나의 소녀는 잊혀진 동안
그녀는 늘푸른 동산을 떠나
하늘의 은하수가 되었던 거야

딩동댕 울리는 나의 기타는
나의 지난 날의 사랑이야기
아름답고 철모르던 지난 날의 슬픈 이야기
딩동댕 딩동댕 울린다

딩동댕 울리는 나의 기타는
나의 지난 날의 사랑이야기
아름답고 철모르던 지난 날의 슬픈 이야기
딩동댕 딩동댕 울린다

들을 때마다 가사가 헷갈리는
시대가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