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7월 20일

아마 첨엔 고등학교 졸업하는 형한테 부모님이 선물로 사주셨지 않았나 싶은데, 어쨌거나 (뭔가 색다른 물건이 집에 들어오면 거의 그랬지만) 기타는 그때부터 지금껏 내 차지였다. 뭐, 그렇다고 내가 끼고 살았던 것도 아니긴 했지만.
기타를 제대로 배워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그로부터 한참 후인 대학교 2학년때, 후배들이 학회실에서 기타 뚱땅거리는 걸 보면서였다. 늘 그렇지만 학원 뭐 이런데서 뭘 배우는 체질이 아니라서, 혼자 기타교본 펼쳐놓고 (이 책도 산 거 아닌데… 어디서 주워왔더라) 뚱기둥 뚱뚱 쳐보니 그럭저럭 폼은 잡을만하게 됐는데 하이코드는, 아직까지 영 별로다. (너무 아프다)
그후로 가끔 심심할 때마다 코드 쉬운 걸로 혼자 둥기둥거리던 기타를 아파트로 이사오면서 완전히 손에서 놓아버렸는데, 요즘들어서는 갑자기 기타를 다시 좀 쳐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뭐, 별다른 이유는 없고 엊그제 우연히 기타줄에 녹이 슬어있는 걸 봤기 때문이 아닐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