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8월 21일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 표현을 빌자면, 강아지새끼마냥 비맞고다니는 걸 좋아했다.
그렇다고 억수같이 퍼붓는 빗속을 빤쭈까지 다 젖도록 맞고다녔다는 뜻은 아니고… 그냥 맞을만한 정도로 내리는 비, 그 정도 수준을 좋아했다는 말이다.
(혹자는 그런 이유로 나보고 영국가서 살라고 하기도 하지만)

어쩌다가 비를 좋아하게 됐는지는 몰라도, 나이 삼십 넘어 지금껏 비가 내리면 괜히 기분이 좋은 걸 보면 죽을 때까지 이렇게 살 수도 있을 것 같다.
(학교 다닐 때는, 비오는 날 시험보면 시험 잘본다는 징크스까지 있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