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파빌리온] 건물이 아니다



어떤 건물인가?

바르셀로나 파빌리온이라고 흔히 불리지만 정확히 말하면 바르셀로나 세계박람회 독일관이다. 우리나라의 대전엑스포에 있는 무슨관 무슨관 이런 건물을 떠올리면 이해가 빠를 듯 싶다.

당시 이 건물은 박람회 방문객들이 교차하는 산책로 상에 자리잡고 있었으며, 53m x 17m의 석재 기단 위에 세워진 건물이었다. 건물의 구조는 한개의 수평슬라브(지붕역할을 하는)가 8개의 크롬합금 기둥에 의해 지지되고 있고, (이 기둥의 단면은 열십자형이다) 슬라브 밑에 칸막이벽과 유리칸막이가 설치되어 있었다. 이 벽은 단지 공간을 분할할 뿐, 지붕과 연결되거나 벽끼리 잇닿아있지 않고 있어 구조적으로 아무 역할도 하지 않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 벽이 공간을 가두는 것이 아니라 필요에 의해 공간을 분할하고 있고 적당한 액센트를 가하는 역할을 하고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유리벽은 내부공간과 외부공간을 관통하는 동시에 차단하고 있어, 다른 벽체들의 유기적인 구성과 함께 공간을 차단하는 것이 아닌 공간을 흘러가게 하는 미스의 특징을 잘 살려주는 것이었다. 이러한 공간의 파괴는 건물 안에 배치된 두개의 크고작은 직사각형 연못에서도 나타난다.

그 밖에 바르셀로나 파빌리온에서 주목할 것은 안쪽 중정에 세워진 게오르그 콜베가 조각한 무희 동상과 미스가 직접 디자인한 의자 등이 있다. 특히 이 ‘바르셀로나 의자’는 가구 디자인에서 고전적인 걸작으로 꼽히는 것으로, 몇년전 포스코빌딩을 방문했다가 회의실 로비에 이 의자가 놓여있는 것을 본 기억이 있다.

어떻게 지어졌나?

앞서 말했듯 바르셀로나 파빌리온은 바르셀로나 박람회의 독일관으로 지어진 건물이었다. 당시 독일공작연맹의 부회장이었던 미스가 독일정부의 요청에 의해 독일이 출품할 전시계획을 디자인하다가 뒤늦게 맡은 건물로, 전시나 다른 기능의 충족보다는 박람회 개관시에 스페인 국왕이 개회를 선언하는 장소로서의 의전적 역할을 위해 설계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미스는 이 건물이 박물관인지, 미술관인지, 극장인지를 따지지 않고 평소 자신의 컨셉대로 하나의 조형물을 만들어내는 기분으로 설계를 한 것이 아닌가 싶다.
지금 우리가 대전에 가면 엑스포 당시 지었던 건물을 다시 볼 수 있기도 하지만 일부는 철거된 것도 있을 것이다. 바로 이 바르셀로나 파빌리온이, 20세기 최고의 건축물 중 하나로 꼽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1929년 바르셀로나 박람회가 끝난 이후 철거되고 말았다. 그 후 당시 찍었던 사진으로만 그 명성이 전해지다가 1986년 사진을 토대로 바르셀로나에 다시 재건축되었는데, 당시 사진은 흑백사진인 관계로 색깔은 재현해내지 못했다고 한다. (지금 건물색은 그냥 추측으로 칠해진 것이다)

시대의 한마디?

맨날 미스 반 데어 로에를 좋아한다고 말하는 놈이, 아직 미스의 건물 하나 제대로 소개해놓지 못한 듯 하여 부랴부랴 하나 골라봤다. 미스가 남긴 명언 “Less is more”의 정신이 가장 잘 살아있다는 바르셀로나 파빌리온은 ‘이것이 과연 건축물인가 아니면 조형물인가’라는 의문을 우리에게 던져주고 있는데, 그것이 조형적으로 뛰어난 미를 갖추고있어서가 아니라 건축물로서 아무런 기능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면 여러분들은 이해할 수 있겠는가. 건물이 아닌 건물. 정말 맘에 든다.



1 Response

  1. re 말해보세요:

    잘보고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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