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투더퓨처] Johny Be Goode

대개의 타임머신 영화가 갖고있는 공식이 있다. 어느 시대에 떨어졌을 경우, 그 시대를 살았던 어떤 유명한 인물을 만난다는 설정이다. 주인공이 역사적인 어떤 현장에 직접 도달해있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는 더할 나위 없는 설정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백 투 더 퓨처>에는 그런 설정이 없다. 주인공이 30년전 과거로 날아가 만난 사람은 “역사적인 인물”이 아닌 바로 아버지와 어머니의 젊은 시절 모습이니까. 다시 말해 <백 투 더 퓨처>에서는 주인공으로 하여금 “교과서 속의 역사”에 개입하도록 하는 대신, “개인의 역사”, “가족의 역사”에 개입하도록 하는 색다른 방법을 사용한 것이다. 타임머신 영화가 흔히 갖고 있던 공식을 이렇게 무너뜨린 <백 투 더 퓨처>는 그 덕분인지 3편까지 제작되는 인기를 모았다.

주인공 마티 맥플라이는 영화 속에서 그룹사운드의 멤버가 되는 것이 꿈이다. (비록 오디션은 떨어졌지만) 록과 헤비메탈을 좋아하는 마티지만 그가 30년전의 파티에 초대되어 듣는 음악은 고리타분한 발라드였다. 그러나 아버지와 어머니의 키스를 계기로 기운을 얻은 마티는 자신이 직접 기타를 치며 “자신에게는 너무 오래된” 그러나 “이 시대에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던” 곡을 부른다. 바로 척 배리가 부른 록큰롤의 효시격인 곡 “Johnny Be Goode”이다.

처음에는 낯선 곡에 어리둥절해하던 사람들도 이내 음악의 경쾌함에 빠져들어 신나게 춤을 춘다. 물론 나중에는 지레 흥분한 마티가 헤비메탈 그룹 공연처럼 스피커를 걷어차고 기타를 잡아뜯듯 연주하는 기행(?)을 보이는 바람에 열기가 식어버리긴 하지만…

우리는 가끔 10년전의 TV 쇼를 보면서 촌스럽다고 손가락질을 한다. 요즘은 더욱이 변화가 빠른 탓에 한 일,이년전의 쇼프로만 봐도 촌스러울 정도다. 나이드신 분들이야 (본인 포함) 알아먹을 수 없는 랩에 일제히 떼로 나와서 얼굴도 제대로 파악이 안되는 그룹의 난립이 정신사나울 따름이지만, 그런 것들에 익숙해져버린 요즘 젊은이들은 소방차의 바가지머리에 깔깔거리고, 비누방울을 마구 날리는 무대 위에서 촌스러운 옷을 입고 노래를 부르는 변진섭의 모습을 보고 방안을 데굴데굴 구를 수밖에.

만약 지금부터 한 십년 뒤에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을 가수가 타임머신을 타고와서 TV에 출연한다면, 자기들이 최첨단 유행을 타고 있다고 생각하는 젊은이들이라도 그 모습에 열광할 수 있을까. 서태지가 처음 TV에 등장했을 때 저게 뭐냐고 했던 사람도 있는데, 무려 10년을 건너 뛰어버렸음에야. 이렇듯 우리가 촌스럽다고 손가락질 하는 사람들도 그 당시에는 최첨단 유행을 달리고 있었고, 그렇게 발달을 해와서 지금 우리가 열광하는 가수들이 활동하고 있다는 점을 가끔 간과하는 젊은 것들을 보기에 늙은이로서 답답해서 몇마디 끄적거렸다.

재미있는 사실 보너스삼아 하나 더. 마티가 “자니 비 굳”을 연주하고 있을 때 밴드 마스터(손을 다쳐서 기타를 마티에게 내준)가 음악에 흥겹게 춤을 추다가 구석으로 가 어디론가 전화를 건다. “헤이 척, 새로운 음악을 찾고 있었지? 이 음악을 들어봐!” 여기서 전화를 받은 “척”이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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