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트 디즈니 콘서트 홀] LA의 새로운 아이콘



어떤 건물인가?

2003년 10월. 미국 제2의 도시 로스앤젤레스에 새로운 아이콘으로 부상할만한 건물이 완공되어 일반에게 공개되었다. 월트 디즈니 콘서트 홀(약칭 WDCH)이라는 이름의 이 건물은, 괴이한 외형을 고집하는 독특한 건축가 프랭크 게리의 작품답게 그 외관에서 아무나 흉내내지 못할 아우라(?)를 마구 뿜어내고 있다.
USA 투데이라는 신문에서 “로스앤젤레스에 새로운 별이 떴다”고 보도했다는데, 도시를 대표할만한 건물이 부족한 편이었던 (관광지는 많지만…) 로스앤젤레스 입장에서는 월트 디즈니 콘서트 홀의 등장이 도시의 홍보면이나 상업성면에서나 반갑기 그지없는 일이라 하겠다.

이 건물의 주 역할은 로스앤젤레스 필 하모닉의 주공연장 정도겠지만, 각종 이벤트성 공연이나 연주회, 영화 상영/시사회 장소로도 당연히 손색이 없으며 (이미 화제의 영화 <매트릭스 3 레볼루션>의 시사회를 이곳에서 열었다고 한다) 프랭크 게리의 작품답게 건물 자체의 관광성도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포도송이 모양으로 불규칙하게 배치된 2266석의 관람석과 구불구불한 천정이나 벽, 바닥 등이 단지 “외관”만이 아닌 “소리”를 위해서도 충분히 배려된 점도 마찬가지다. 아울러 샹들리에나 귀빈을 위한 박스석 등을 없애 일반적인 인식의 콘서트홀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입장권은 훨 비싸단다) 특히 좌석들은 무대를 360도로 둘러싸서 사방에서 무대를 볼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마당놀이도 가능하단 말인가…?) 곡선미를 극대화하기 위해 마구 휘어놓은 82장의 티타늄 패널과 스테인리스 스틸로 이뤄진 외관이 지나가는 일반인들이나 공연장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강하게 어필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공연장 내부 구조를 먼저 설계하고 외부 디자인에 착수했을 정도로 외관만을 앞세운 것이 아니라 콘서트홀로서의 기능에도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였는데, 2003년 10월 23일 개관 기념 공연에서 그 진가가 유감없이 발휘되었다고 한다.

어떻게 지어졌나?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이 건물은 미키 마우스로 유명한 그 월트 디즈니와 강한 연관이 있다. 월트 디즈니가 애니메이션으로 떼돈을 벌었다는 사실이야 익히들 아실테고, 그 미망인인 릴리안 디즈니가 남편을 기리기 위해 유산 중에서 5000만 달러를 LA시에 내놓으면서 월트디즈니콘서트홀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1992년부터 공사가 진행되었지만, LA 흑인 폭동 사건에 지역 불경기가 겹친데다가 당초 예상보다 건축비가 예산을 넘치기 시작하면서 (대부분의 걸작 건축물들이 필연적으로 걷는 길이기도 하다) 공사가 중단되는 둥 우여곡절을 겪다가, 1999년부터 다시 시작되어 마침내 완공된 것이 앞서도 말했듯 불과 얼마 전인 2003년 10월이다. 결과적으로 총공사비는 애시당초 예산이었던 5000만 달러를 훌쩍 넘어서 약 2억7000만 달러 정도 들어갔다고 하는데,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릴리안 디즈니 여사의 기부금 외에도 디즈니 재단과 엘리 브로드 같은 LA지역 부호들이 계속 기부금을 쏟아부어(?) 겨우 완공시킬 수 있었단다. (참고로 릴리안 디즈니 여사는 1997년 이 건물의 완공을 보지 못하고 사망)
설계는 역시 앞서도 말했듯 프랭크 게리가 맡았고, 콘서트홀 내부 설계를 위해 도쿄 산토리홀을 설계했던 도요타 야스히사가 참여했다. (프랭크 게리는 건물이 우여곡절 끝에 완성되자 “이것은 기적이었다”고 말했다 전해진다)

시대의 한마디?

이 건물이 한창 지어지고 있을 때, (그때부터 완공되면 로스앤젤레스의 새로운 명물이 될 거다 말 거다 떠들썩했었다) 완성된 건물의 모델과 조감도를 본 적이 있었다. 프랭크 게리라는 건축가의 성향에 대해서는 익히 들어서 알고 있기에 “야 이 자식 또 XX해놨네” 그러구 말았는데, 며칠전 미국으로 여행을 간 대학 동기 김모군이 완공된 월트 디즈니 콘서트 홀의 사진을 자신의 홈에 올려놓은 걸 보고 그때의 기억을 되살릴 수 있었다. (그 덕분에 예정된 건물들을 모두 제치고 이 건물에 대한 글을 쓰게 되었으니…) 본인은 김모군 만큼의 내공을 다져놓지 못한 관계로 (참고로 이 김모군이 올해 건축사 자격시험에 합격하였도다… 동기 1호) 그 홈페이지에 김모군이 올렸던 멘트를 잠시 도용하여 한마디 하고자 한다. -_-; (원저자의 허락은 아직 받지 못했음… 나중에 술로 갚던가…)
“건축이 가지는 내외부의 에너지를 가장 소중히 여기며 끊임없이 형태와 표피에 대한 실험을 하는 건축가 프랭크 게리의 작품답게, 월트 디즈니 콘서트 홀은 주변의 수직적인 건물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LA 다운타운에 한송이 꽃처럼 피어났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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