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시절] 축제 즐기기

대학 들어와서 첫 축제였는데 뭔가 추억거리를 남기자! 뭐 그런 모토로, 돌출행동을 잘 하는 김 모군이 ‘돈놓고 돈먹기’를 하는데 꼽사리 끼어들었다. 윤 모군이 바람을 잡았고, 김 모군과 내가 스티로폴 판에 바둑 무늬를 그려서 동전이 네모 안에 들어오면 숫자만큼 배를 주고 선에 걸치면 매정하게 뺏어버리는 ‘야바위질’을 캠퍼스에서 저질렀던 것이다.
기억에 남는 것은 한번에 10배를 딱 벌자마자 그대로 내빼버린 어느 복학생과(그순간, 나는 야바위꾼들이 왜 어깨들을 주변에 세워놓는지를 뼈저리게 실감할 수 있었다. 백원으로 천원 벌었으면 5백원 정도는 다시 뿌려줘야할 거 아냐) 상아탑에서 이게 무슨 짓이냐며 뒤엎을 듯 달려들었던 학생회 간부들이다. 그때 그 친구, 좀만 더 심하게 덤벼들었으면 그날 나한테 피봤을지도 모르는데 운이 좋았다. 하여튼 그날 하루 벌이로 10명 정도가 뽀지게 술먹었으니까 (자본금 전무인 상태에서…) 괜찮은 추억 아닌가.

연말마다 행해지는 “아키발(건축과 카니발)”에서 1학년들이 연극을 하게 되었다. 과대표였던 김 모군은 당시 인기를 끌던 ‘봉숭아 학당’을 하기로 하고 대본을 직접 쓴 뒤 캐스팅에 들어갔는데 맹구 역이 문제였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당시 총무부장이던 전 모 누나의 강압에 의해 내가 맹구를 맡게 되었고 (나는 그때까지 맹구 흉내 한 번 내본 적이 없었다) 결국 내가 맹구를 맡는 대신 다른 배역들이 주로 웃기는 역을 하는 걸로 대본이 약간 수정되었다. 나는 맹구 역에 핵심인 목소리만 당일 조금 연습해서 연극을 했는데, 젠장 내가 맹구 연기를 하자마자 강당이 뒤집어지고 말았다. 한동안 나는 여기저기서 ‘너무 잘 하더라, 한 번만 흉내를 내보라’는 제안을 받았지만, 그 날 이후 지금까지 맹구 흉내는 두번 다시 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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