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특집 로고

오늘은 10월 9일 한글날.

어쩌다 공휴일에서 제외된 이후로 하루라도 더 놀아보겠다는 네티즌들의 한글사랑이 넘쳐흐르는 날이기도 한데
그런 분위기에 발맞춰 언젠가부터 각종 포털사이트들은
자사 로고를 한글날 하루만 한글로고로 대체하는 이벤트(?)를 꾸준히 실시하고 있기도 함.

오늘은 뭔가 계기가 있어 그놈들을 함 모아보기로 했음.
(무슨 계기인지는 아래에 설명)


네이버 로고.

아래에 있는 손글씨 공모전 작품들을 세개씩 보여주고 나서
위에 있는 로고가 뜸. (작품들은 랜덤으로)
로고 자체는 좀 평범하달까?


다음 로고.

뒷 배경에 훈민정음 이미지를 살짝 넣고 원래 로고를 조그맣게 추가.
“나의 우리말 실력은?”이란 링크를 클릭하면 우리말 퀴즈 7문제가 나옴. (하나 틀렸음-_-)


네이트(구 엠파스, 싸이월드 포함) 로고.

기존 네이트 로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디자인.
“오늘이 한글날이라 이랬어요”라고 말하려는듯 굳이 한글날이라고 덧붙여놓기도.


파란 로고.

기존 로고는 별로 멋이 없더니 오히려 한글날 로고가 더 괜찮은 느낌.-_-
세종대왕님까지 과감하게 로고에 삽입.


구글 로고.

앞서 말한 “계기”가 사실은 바로 구글 로고를 봤기 때문.
처음 딱 보면 “저게 뭐야?” 싶은데 자세히 보면 한글로 그냥 “Google” 영문 로고를 모양새만 살려놓은 것.

시각에 따라선 그냥 “구글”이라고 한글로고를 만들지 않고 한글을 이용해 뭔가 장난을 쳐놓은 듯한 기분이 들 수도 있을텐데
평소에 구글에서 어떤 기념일마다 그 의미를 담아 로고를 조작(?)해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
그냥 그런 연장선상에서 해석할 수도 있는 부분.
(어차피 외국계 회사이기도 하고)

문제는 그게 아니고
저 로고를 보니 예전에 들은 이야기 중에
외국 사람들은 한글을 매우 아름다운 문자라고 생각하는 이유가
한글을 읽을 줄 모르기 때문이라는 말이 생각난 것.

아무래도 글을 읽을 줄 알면, 아무리 글자를 바탕으로 디자인을 해놨어도
그게 디자인이라기보단 문자로 읽히기 마련.
하지만 그걸 읽을 줄 모르면 (혹은 쉽게 읽히지않으면) 문자라기보단 도형/디자인으로 인식되기가 쉽다는 사실.

아무리 한글이 조형적으로 아름답다고 떠들어대도
결국 한국사람들은 한글이 문자라는 인식이 우선이라
각종 로고나 문양에 알파벳을 바탕으로 디자인하고
“솔직히 한글로 디자인하면 촌스럽다”라는 말도 공공연히 하고 있지 않나.
디자인으로 모양을 보기 이전에 이미 글자를 읽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라는 생각.
어쩌다 한글로 디자인할 때도, 훈민정음처럼 고어체를 쓰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조금이라도 “읽기 어렵게”해서 글자가 아닌 도안처럼 보이게 하려는 노력이 아닌가 싶기도.

구글의 한글날 특집 로고가 생경하게 보이는 이유도
그걸 “구글”이라고 읽지 못하고 “ㄷㅈㅁㅍㅇㅎㄴㅌ”이라고 먼저 읽히기 때문이 아닐까.
솔직히 뜻과 상관없이 아이디어나 조형미는 한글날 특집 로고 중에서 구글 것이 제일 나아보이는데
뭐 사람들이 다 그렇게 생각하진 않겠지.

어쨌든 한글날이 되면 “특집”으로 한글로고를 만들어서 딱 하루 써먹을 정도로
이미 우리나라 왠만한 포털사이트들은 알파벳으로 된 로고로 도배가 되어있는 것이 현실인데
인터넷 도메인이 “영문”으로 되어있고 그 “영문주소”를 로고에 담아내는 것이 또한 중요하니까
그 부분에 대해서 옳다 그르다 말할 생각은 없음.

다만, 모처럼 만드는 한글 로고인데
그냥 생각들 없이 한글로 로고 써서 하루 때우는데 급급하지 말고
(그나마 네이버는 생각 좀 한 경우?)
구글만큼 파격적이진 않더라도, 어 한글도 이런 맛이? 라는 아이디어를 내놓았으면 어땠을까, 정도로 정리하겠음.

평소에 별로 한글사랑하는 처지도 아니면서 이런 말 할 자격은 있는지 모르겠지만.

아래에는 그냥 맛뵈기삼아 몇몇 사이트 로고 추가.


야후 로고.

아침에는 사실 로고 변경이 없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나중에 바꾼 모양.
얘네도 외국계 회사-_-이고 로고 자체가 워낙 상징성이 있다보니 한글을 표현하기보단 그냥 세종대왕 캐릭터만 삽입.

비슷한 경우로 아침에 돌아볼 때는 조선일보 중앙일보만 한글날 특집 로고로 바꾸고 민족의 신문 동아일보는 동아닷컴 영문로고 그대로 썼던데
지금 보니 동아일보도 그새 바꿨네.
(생각도 안하고 있다가 다른 사이트들 하는 거 보고 급히 만들었을 가능성 99%)


프리챌 로고.

드림위즈 로고.

하나포스 로고.

얘네들은 별로 해줄 말도 없고.

기껏 하고나니 또 쓸데없는 짓 했다 싶은
시대가 썼습니다.

5 Responses

  1. 뭇동 말해보세요:

    오, 여기저기서 여러가지 시도가 있었군요.
    전 처음에 구글 대문은 아니고 검색 결과 쪽 윗줄에 훈민정음 첫장의 한 부분을 붙여 놓은 것을 먼저 봤었죠. 그래서 대문 구글 로고도 비슷한 식으로 만들었겠거니 했는데, 전혀 예상치 못한 그림(?)을 보게 됐죠. 당혹스러움과 신선함이 2:8 정도랄까요. 특히 첫글자 ‘G’를 그려낸 부분은 매우 독특했습니다. 한글 자음 두 개를 서로 크기를 달리하여 붙일 생각을 할 줄이야!

    너무 익숙하면 오히려 제대로 볼 줄 모르는가 봅니다.
    서양 사람들은 자기네 글자인 로마자로 멋들어지게 디자인하여 잘만 써먹던데, 우리는 그들이 일구어낸 결과만을 보고 부러워할 뿐 그것이 이루어지기 까지 오랜 세월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궁리하고 노력한 부분은 간과하지 않았는지 생각해 봐야할 듯 합니다.

  2. shinlucky 말해보세요:

    전 개인적으로 다음이 가장 괜찮았습니다.
    보기좋게 한번에 정리해주시니 확인하기 편하군요~!
    잘보고 갑니다.

  3. lao 말해보세요:

    야후 로고는 플래시였습니다.
    아래 주소에서 마우스 오버해보시길…
    http://l.yimg.com/ne/home/2009/mh/mhhpd09_091009_1f.swf
    물론 새벽시간에도 변경되어 있던것으로 기억되네요.

  4. 만다린 말해보세요:

    Ο… 매번 한글날에 이 같은 행사(?)를 하는구나∼
    저도… 구글이 좋은데요^^
    진작에 생일을 영문으로 본따 만든 제 주소(?)가 생각나 웃습니다∧∧;

  5. Saver 말해보세요:

    저도 구글 로고 처음보고 이게 대체 뭐지 — 하고 한참을 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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