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대리일기 백서른여덟번째

[봉대리의 일기]

8/2 (수) 날씨 조타

기어이…
아침에 황대리가 출근하지 못했다.
이 좌식이 연락도 없이 안나오냐고… 이젠 간이 부어서 배
밖으로 나온 모양이라고 피부장이 한바탕 굿판을 벌렸다.
잡귀야 물러가라~
이참에 전유성 씨가 사무실 구석구석에 소금도 좀 뿌리고…
뭐든지 할 때는 확실하게 해야쥐…
핸드폰 쌔려봐! 핸드폰 꺼놨는데요…
집으로 전화해봐! 집에도 아무도 안받는데요…
마누라쌔끼까지 델구 튄 거 아냐?
부장이라는 사람 입에서 한다는 소리가…
뭐 공금횡령한 것도 아닌데 튀긴 어딜 튀겠누…?
그순간 울려퍼지는 조나벨소리.
벌렬렬렬렬~ (야하기도 하여라)
네 기획팀 지화잠다. 어머 황대리님. 어머. 어머. 어머어머어머.
전화를 받은 지화자 씨는 아뭇소리도 없이 어머만 연발했다.
저 년 왜 저래. 미친 거 아녀?
아 진짜 부장이라는 사람 언어생활 문제 많네.
부장님부장님부장님! (여자들은 왜 꼭 흥분하면 세번씩 부르지?)
황대리님이 아들 낳았대요!!!
뭐 황대리가 아들을 낳아!
나는 지금까지 그놈이 남자인줄 알고 있었는데…
애 낳았다는데 화는 못내겠고 어정쩡한 피부장의 표정… 예술이더군.
그…그래? 언제 낳았남?
방금 막 낳았는데요, 체중이 5키로구요… (그게 애기냐…?)
떡두꺼비처럼 생겼대요…
그럴리가… 황소개구리겠지…
어쨌거나… 결혼도 하니까 애도 낳고… 그렇게 되는구만…
예정일이 8월이란 말은 그러고보니 기억나네…
근데 좀 기간이 있는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일찍 낳았는가벼…
조케따…

[피부장의 일기]

8/2 (수) 날씨는 뭐…

어제 퇴근 무렵에 황대리한테 일을 좀 시켰더니,
쫘식이 입술을 삐죽거리더라 이거야.
엇쭈 네놈이 이제 뵈는게 없구나.
물어뜯어버릴라다가 참고 나만 먼저 퇴근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출근해보니 황대리가 안나와있는기야.
일은 끝내놨나? 뭐 내 책상에 올려놓고 퇴근하기는 했는데 앞에 세워
놓고 빨간펜 선생님 노릇을 해도 할 거 아냐?
나 혼자 빨간펜질 하면 무슨 재미로 이걸 하나?
황대리 잡아오라고 노발대발 날뛰었건만 이노무 부하직원들은 꼼짝도
안하고 나만 쳐다보네.
분노의 칼바람을 아직 제대로 못본 모양이로군~
그제서야 여기저기 전화도 해보고 하더만… 연락은 끊겨있고…
이 짜식이 내 꼴 보기 싫어서 어디 도망친 거 아냐…?
의심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황대리란다. 근데 지화자씨는 어머어머어머만 연발하지 무슨 대꾸가
없다.
조 뇬이 입을 꼬매버렸나 말은 왜 어머밖에 못하지?
근데 돌아선 지화자 씨의 입에서 충격적인 발언이…
부장님 황대리님이 아들을 낳았대요~
뭐라고!!!
아니 나는 그놈이 남자인줄 알았는데…
그나저나 애기를 낳았으면 오늘은 꼼짝도 못하겠군…
내일은 그래도 나오겠지…
지가 몸푸는 것도 아닌데 내일도 안나오기만 해봐라…
오늘은 빨간펜질도 못하겠네 아쒸…

SIDH’s Comment :
지금 우리 회사에 임신(본인 or 마누라) 중인 사람들이 둘 있는데
올초에 결혼하자마자 임신에 성공한 여직원은 분위기를 보니 출산 전에 회사를 그만 둘 것 같고
작년에 결혼해서 올초에 마누라가 임신한 남자직원은
마누라 입덧 공세에 고생고생하다못해 장염 걸렸다.
아아아, 새로운 생명이 태어난다는 것이 즐겁지만은 않더라.
뭐 당사자들은 그래도 좋기만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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