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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대리일기 백쉰다섯번째

2009년 1월 11일

[봉대리의 일기]

9/1 (금) 흐림

9월이다.
이젠 꼼짝없이 가을인가보다.
올해는 또 추석도 빨라서…
금방 가을 분위기 될 거 같다.
회사에서는 벌써 추석선물 얘기가 나오고 있으니…
예상은 했지만 회사는 나 없는 사이에 아무 이상없이 탱글탱글 잘만
굴러갔다.
나의 자대복귀(?)를 전혀 반가와하지 않은 팀원의 얼굴을 보면 그야
딱이지 뭐.
휴가기간에 내 일을 맡았던 이휘재 씨한테 간단히 업무진행상황을
들었다.
역시 예상은 했지만 외부적으로는 아무 일도 없었고… 내부적으로는
뭔가 해보려다가 헛수고만 한 서너 건 해놨드라.
맨날 이런 식이라니까. 이거 중요한 거라고 열라 해놓으면 흐지부지…
내지는 백지화…
다행히 나없는 사이에 그랬다니 고소하다. 히히.
(애사심이 부족해서 원…)
2000년도 벌써 2/3가 지나갔는데…
난 왜 변하는게 없을까?
앤이라도 하나 생겨야될텐데.
능력이 없어서 원…

[피부장의 일기]

9/1 (금) 꾸부정함

어제 긴급한 보고서를 하나 찾아야 되겠기에
본의아니게 팀원들의 책상을 모조리 뒤져야했다.
물론 봉대리 책상도.
이 멍청이가 고맙게도 휴가 가면서 책상을 잠궈놓지도 않았더군.
그리고 거기서 원하던 보고서를…
찾지는 못했지만,
기가 막힌 물건을 하나 찾아냈다.
쓰다만 수첩 같은 이면지 더미였는데…
절반이 내 욕이었따…
원색적인 욕은 아니고… 슬슬 비꼬아서…
나뿐인가…
유차장은 정체불명의 왕자병 환자라고…
조과장은 아첨쟁이 술꾼이라고…
오과장은 힘없는 샐러리맨의 전형이라고…
황대리는 개구리 아빠…
전유성씨는 꼴도 보기 싫은 신세대 뺀질이…
이휘재씨는 싸이코…
모주라씨는 공주병…
지화자씨는 못생긴 뇬이라고…
아주 팀원들을 싸잡아서 험담한 극비문서(?)였다…
이 문서(?)를 본 팀원들은 잠시 할 말을 잊고 숙연해졌는데….
오늘 봉대리의 느글느글한 얼굴을 마주 대하자…
다시 한번 떨떠름한 표정으로 모두 할 말을 잊고 말았다…
이 극비문서를 코앞에 들이대고 또 한바탕 광란의 춤바람을 일으켜
볼까 생각도 해봤지만…
공론화하기 싫어서… 참았다 내가…
오늘따라 봉대리의 뒤통수가 야실야실하니 이뻐보이는게…
손바닥으로 딱 한 대 올려붙으면 제대루일 거 같은데…
손이 운다 씨바…

SIDH’s Comment :
옛날에 회사 이메일 주소로 이메일을 보내면서 윗사람 욕(정도는 아니고 그냥 흉)을 좀 써서 보냈는데
그 사람이 나한테 답장을 쓰면서 원문을 붙여서 보내는 바람에 난리가 날뻔한 적이 한번 있었음;;;;;
(지금도 그때 생각하면 이야~)
회사 전원이 받아보는 이메일이었거든.
미리 받아본 아랫사람(?)들은 어떡하냐고 막 걱정해주고…
다행히 내가 이메일관리자^^;;인 관계로 해당 당사자 및 관계자들이 보기 전에 싹싹 지워버릴 수 있었는데
이메일 조심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