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명료한 명대사 베스트 5 (외국편)

DJUNA 게시판에서 “(대사) 한문장으로 대표되는 영화들”에 대한 이야기가 한창이었더군요. (평소 드나드는 게시판이 아니라서 직접 본 건 아니고, 다른데서 며칠 지난 오늘에야 봤습니다) 재미있는 소재인 것 같아서 저도 비슷한 주제로 다섯 편 골라봤는데, 고르다보니 너무 많아서 한국영화와 외국영화, 두 편으로 준비했습니다.


1. 스타워즈 에피소드 5 : 제국의 역습 Star Wars: Episode V – The Empire Strikes Back (1980)

“I’m Your Father.” “내가 니 애비다”라는 번역으로 유명한 바로 그 대사. 사실 스타워즈 시리즈를 대표하는 대사는 “May the force be with you”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만, 스타워즈라는 시리즈의 임팩트를 표현하기엔 부족함이 좀 있다는 개인적 생각입니다. 저렇게 평범하고 일상적이면서도 영화를 헤까닥 뒤집어놓는 대사도 그리 많지 않고요. 사실 제가 좋아하는 대사들은 문학적이고 현란한 대사들보다는 일상적인 말인데도 상황에 걸맞게 쓰여서 임팩트가 강한 것들이 대부분이죠. 여기서 뽑은 대사들도 다 그런 식일 겁니다.


2. 식스센스 The Sixth Sense (1999)

“I See Dead People.” 대사도 대사지만, 이 대사를 던지는 아역배우(할리 조엘 오스먼트)의 표정, 연기가 압권이었죠. 아주 간단하고 명료하면서도 쉬운 (중학교 1학년만 마치면 해석 가능한 수준) 문장이지만 참 많은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하고요. 소년이 겁에 질린 표정으로 관객을 (원래는 브루스 윌리스를) 쳐다보면서 이 대사를 날릴 때, 사실은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반전에 대한 강한 복선을 감독이 관객에게 던진 것이나 마찬가지거든요.

3. 셰인 Shane (1953)

“Shane! Shane! Come Back!” 오늘 나오는 대사들 중 중1 수준에서 해석이 안될 문장은 아마 없을 것 같네요. 이 대사는 제 기억 속에 가장 멀리 자리잡은 명대사일 겁니다. 뭔가 대단한 실력을 감추고 있을 것 같은데 좀처럼 나서지 않다가, 마지막 5분동안 적들을 혼자서 싹 쓸어버리고 홀연히 마을을 떠나버리는 주인공 셰인. 그때 셰인을 졸졸 따르던 꼬마가 떠나는 셰인에게 이 대사를 날립니다. “돌아와요!”라고 외치고 있지만 정확히는 셰인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거라는 강한 암시이기도 하죠. (그래서 영화팬들 사이에서는 셰인이 치명상을 입고 죽을 것이다, 아니다, 라는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죠) 말보단 총알이 앞서는 서부극이라 명대사도 짧고 명쾌합니다.

4. 반지의 제왕 : 두개의 탑 The Lord of the Rings: The Two Towers (2002)

“My Precious…” 이번에 뽑힌 대사들 중 가장 어려운 단어가 나왔습니다. “precious”. 근데 이 대사는, 아무리 번역을 하려고 해도 원어의 맛이 살아나지 않는 거 같습니다. (골룸이 뱉는 대사의 뉘앙스는 차치하고라도) 영어사전에 나온 “precious”의 의미 중 어느 걸 집어넣어도 다 말이 되거든요. “귀중한” “존경할만한” “사랑스러운(하는)” “엄청난”… 반지를 향한 골룸의 무한한 집착을 이 이상 잘 표현할 단어가 있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어쩌다보니, 우리에겐 조혜련의 코믹한 패러디로 더 익숙해져버리고 말았지만.

5. 터미네이터 Terminator (1984)

“I’ll Be Back.” 굳이 번역을 하지 않아도 왠만한 영화팬들이 다 떠올릴 이 대사는, 공교롭게도 많은 분들이 “착각”하시는 것처럼 터미네이터 영화 속에서 마지막 장면에 나오지 않습니다. 1편에서는 터미네이터가 경찰서에 차를 몰고 쳐들어가기 직전 데스크에 있는 경찰에게 남긴 말이고, 2편에서는 사라와 존을 남겨두고 싸우러가면서 남기는 대사죠. (즉, 영화 속에서는 이 대사의 임팩트가 그리 크지 않다는 뜻입니다 -> 5위가 된 이유) 그런데 “2편의 마지막, 아놀드가 용광로에 스스로 몸을 던질 때 이 말을 남겼다”라고 알고 계신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아마 미국에서 2편을 제작해 홍보하는 도중, 이 대사를 카피에 삽입해 홍보하면서 그런 오해가 생긴 것이 아닌가 싶네요. 저도 1편을 봤을 땐 흘려보낸 대사였는데, 2편이 개봉하기 직전 각종 영화홍보물에서 저 대사를 질리게 봐야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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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Responses

  1. 이상룡 말해보세요:

    쉐인은 정말 다시 한번 더 보고 싶군요.

  2. 키튼 말해보세요:

    닥터 스트레인지 러브의 MEIN FURHER!! I Can Walk!!
    는 어떻습니까

  3. SIDH 말해보세요:

    그것도 좋군요. 근데 처음 영화 봤을때 그 대사에 좀 “뜬금없다”는 느낌을 받은 기억이 강해서.
    시대가 썼습니다.

  4. 가려다가 말해보세요:

    제 3의 사나이도 멋졌죠. “스위스 500년 민주주의가 낳은 건… 뻐꾸기 시계!” 문득 드는 생각..시대의 영화음악 10년은 뭘 남겼을까…^^ 퍼뜩 배삼례가 떠오르네요~ㅎㅎ

  5. SIDH 말해보세요:

    히키코모리 한명을 남겼죠.
    시대가 썼습니다.

  6. 서늘한바람 말해보세요:

    거기다 듣기 힘든 음악들, 독특한 촌평 또 시대님의 전매특허라 할만한 “시대가 썼습니다”도 추가해야 할 듯 싶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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