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수장] 물이 떨어지는 집



어떤 건물인가?

현대 건축의 3대 거장 중 한명인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아마도 대표작인 낙수장(落水莊)은 펜실베니아주 밀런 근교에 위치하고 있으며, 흔히 “자연과의 친화”를 얘기할 때 빠지지 않는 건물이다. 카프만 주택이라는 원래 이름보다 낙수장이라는 별명으로 더욱 알려지게 된 것은 역시 집 밑으로 물이 흘러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쇼킹한 컨셉 때문일 것이다.

겉모습은 조금 심하게 말하면 서랍장에서 서랍을 마구 빼놓은 것처럼 보이고 각 층마다 모두 분절된 것처럼 보이지만, 들어가보면 바닥에 문턱조차 없을 정도로 연속된 공간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각 실이 거의 외부와 연결되어있기도 하다. 서랍을 빼놓은 것처럼 보이는 이유 는 각 층마다 지형의 경사에 따라 조금씩 뒤로 물러나있기 때문인데 이것 역시 자연과 어우러지려는 설계자 라이트의 노력이다.

무엇보다도 낙수장을 돋보이게 하는 것은 폭포와 바위 위에 떠있는듯 보이는, 수직적 시선을 수평적 요소로 거스르는 그 외관일테지만, 어떻게 보면 자연에 도전하고 지배하는 듯한 그 외관이 재료의 선택(암벽위에 지어진 굴뚝과 난로 부분은 자연석으로 만들어졌다)과 자연광의 배치, 계절적 변화를 감안한 설계, 부드러운 콘크리트로 된 평행면을 자연속으로 침투시켜 계곡 속의 작은 다리와도 같은 느낌을 주는 등으로 자연친화적인 건물의 정수로 꼽히고 있음을 보면 역시 거장이란 말이 아무에게나 달라붙는 건 아닌가보다.

어떻게 지어졌나?

91세의 나이로 장수했던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가 1936년 건축한 낙수장은 피츠버그 백화점의 카프만 사장이 개인별장으로 사용하기 위해 의뢰했던 건물이었다. (90세를 넘겨살았다고 해도 그의 최고대표작으로 꼽히는 구겐하임 미술관은 그가 죽기 전 마지막으로 설계하여 완공시킨 건물일 정도로 왕성한 활동을 했다) 애초 카프만 사장이 원했던 위치는 폭포의 밑이었다고 하는데 무슨 똥고집을 썼는지 라이트는 주택을 폭포의 위로 올려버렸다. (학창시절 늘상 강조되었던 얘기지만, 건축가는 말빨이 좋아야한다) 지금은 개방되어 관광지로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일반적으로 자연과의 친화는 동양적인 정서라고 하는데,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는 이 건물을 완공한 후 카프만의 마누라와 일본으로 사랑의 도피를 떠나버린 것을 보면 (그곳에서 한국의 온돌방식을 보고 패널히팅 난방방식을 고안해냈다는 얘기도 있다) 낙수장의 동양적 요소도 우연히 나온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시대의 한마디?

수업시간에 낙수장을 일컬어 모 교수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야, 집 밑으로 물이 흐르는 집에 누가 살겠어?” 맞는 말인 것 같다. 수맥파하고는 별 상관이 없다고도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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