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0월 2일

내가 먹어본 최초의 커피는 아마 고등학교때 교내 자판기에서 뽑아먹었던 커피였을 거다. 그것도 내 돈 내고 뽑아먹은 건 아니고 누가 뽑아줬던 것으로 기억나는데…
아뭏든 그때 “커피는 이런 맛”이라고 머리에 딱 박혀버린 이후, 대학에 가서 그놈의 “자판기 커피맛”을 내기 위해 커피숍에서 무수히 많은 설탕 & 프림의 조합을 시도해보았으나 번번히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 당연한 일이지. 자판기 커피맛을 어찌 일반 커피숍의 커피에서 우려낼 수 있겠는가.
반년 가까이 실패에 실패를 거듭한 끝에 울화통이 터져서 커피를 블랙으로 꿀꺽꿀꺽 마셔버린 이후, 의외로 블랙커피가 고소하니 입에 맞더라는 사실을 발견하여 그후 10년 넘게 커피는 설탕도 타지않고 시커멓게 마시고 있다는 말이 되겠다. (자판기 커피도 블랙으로 마실 정도면 대단하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