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모델

버젓이 건담홈페이지까지 운영하고 있으니
사람들이 나를 대단한 건담매니아로 착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닐듯.

그런데 사실 나한테
그 흔한 건프라(건담프라모델)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알면
어떻게 생각들을 하실런지.

물론 어렸을 때는 건담프라모델이 집에 있었다.
많았다…라고 말하기는 상당히 뭣하지만
건담, 건캐논, 건탱크 세 대 다 집에 있었다.
건담 머리가 어디로 날아가버려서 건담 몸땡이만 갖고 놀았던 기억이 나는데
하여튼, 그 당시 건프라는 나에게 그냥 “장난감”이었다.

그때는 프라모델이라는 이름보다 조립식,이라고 보통 불렀는데
아카데미 완구의 조립식장난감은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문방구 앞 유리창에 전시가 되면 왜그리 부럽던지
그거 하나 사려면 엄마한테 얼마나 떼를 쓰고 징징거려야했던지
그 지랄을 해서 하나 사서 조립하다보면 왜그리 또 조잡하던지.

그래도 남들은 탱크도 사서 조립하고, 비행기도 사서 조립하고, 총도 사서 조립하는데
꿋꿋하게 로봇만 사서 조립하기를 고집했었다.
(그래서 더 야단맞았던 것 같기도 하다. 유치하게 로봇이나 사지 말고 비행기나 배도 좀 사서 조립하라고… 그래서 독수리5형제 불사조호를 샀던가)
하지만 그 알량한 취미도 국민학교 졸업하고는 끝.
명색이 중학생이 되갖구 로봇 사달라는 말하기 참 힘들더라.

그때까지 사모은, 한 박스 정도는 우습게 넘던 프라모델들은
도대체 어느 시점에서 사라졌는지 기억도 가물가물.
그냥 안사기 시작하니, 애정도 식은 모양이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프라모델은 사본 적이 없다.
눈치보느라고도 아니고, 돈이 없어서도 아니고,
사고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왜냐하면, 옛날 로봇들을 사모을 때는
새로운 종류의 로봇들을 “알아가는” 재미가 있었는데
중학교/고등학교 들어가면서 건담자료집을 보면서
시중에 나와있는 프라모델보다 더많은 로봇을 “알아버려서”
사모으는 흥미가 없어진 거다.
잘 이해가 안가시겠지만, 요게 사실인 걸 어떡허나.

하기야 여태 프라모델에 미쳐있었다면 진작에 패가망신했을지도 모르지.
(내 성질에 어설프게는 죽어도 안했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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