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월 12일

예전에 누군가와 대화하다가
회사가 삼각지 근처에 있다고 하니까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아~ 그쪽에 유명한 중국집이 하나 있는데!”

안다 나도. 유명한 중국집.
점심 때마다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먹는 중국집.
탕수육이 그렇게 맛있고 짬뽕과 만두도 환상적이라는 중국집.
들어나봤나, 명화원이라고.

네이버 같은 데서 명화원 쳐보면 맛집으로 추천하는 글을 상당히 많이 볼 수 있다.
아니 굳이 인터넷 디비지 않더라도
오며가며 점심시간이면(아니 점심시간 뿐만 아니라 오후 3시 4시까지도) 길게 줄서서 기다리는 모습을 볼 때마다
‘아니 도대체 얼마나 맛있길래?’ 라는 생각이 아니 들 수 없는 거라.

무슨 점심밥을 줄서가며 먹느냐,는 주의자라서
아마 죽기 전에 명화원에서 탕슉 먹기는 틀렸을 거야,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운빨이 좋았는지 어제, 드디어 명화원에서 점심을 먹었더랬다.

인터넷에서 명화원을 맛집으로 추천한 글을 보다보면
드문드문 “옛날 맛이 아니다” “위생상태 형편없다” “맛이 오락가락한다” 등등의 안좋은 멘트도 찾아볼 수 있는데
(특히 위생상태의 경우는 얼마전 KBS “좋은나라 운동본부”에 특별출연(?)하기까지 했을 정도)

그걸 감안하더라도 확실히 탕수육은 다른 여타 중국집에서 먹을 수 있는 수준은 아니더라.
옛날 탕수육은 다 그런 식이었다는데 그래서 그런지 양에 비해 비싼 것도 사실.
짜장이나 짬뽕도(만두는 못먹어봤음) 옛날 맛이 남아있어서
(다른 중국집에서도 옛날짜장 옛날짬뽕 이런 메뉴가 있으니까… 그런 것과 비슷하다는 뜻)
아마 그런 향수 & 추억이 사람들을 줄서게 만드는 것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더라.
손님들도 오랜 단골 아니면 인터넷 등에서 소문 듣고 찾아온 사람들이 대부분일테니까.

하지만 결론적으로, 왜 사람들이 줄서가며 기다려 먹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냥 그래야만 한다, 는 식으로 관습이 돼버린 게 아닐까 싶을 정도.

인터넷 등에서 뭐가 맛있다 뭐가 최고다 하는 곳 찾아가봤자 딱히 좋은 것도 못느끼고 오는 게 태반인
시대가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