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디아 홀] 핀란드의 자랑



어떤 건물인가?

솔직히 말해서 “핀란드”라는 나라에 대해서 이렇다할 관념이 없다. 좀 배운 구석이 있다고 그래도 세계지도에서 핀란드가 어디 있다 정도는 찾을 수 있는데 그것도 대충 근처에나 갈 수 있을 정도고, 핀란드라는 이름에서 더이상 특별히 떠오르는 것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굳이 하나 언급하자면 학교 다닐 적에 음악시간에 제목만 외운 적 있는 <핀란디아>라는 곡이 있다는 정도는 아는데 누가 작곡했는지는커녕 노래를 제대로 들어본 적도 없다. (물론, 요즘은 핀란드 상표 “노키아”가 뜬 덕분에 많이 이미지가 개선되었지만, “노키아”가 핀란드 건지도 모르는 사람이 훨씬 많지 않나)

건물 이야기는 안하고 왜 쓸데없이 핀란드가 어쩌구 저쩌구나 떠들고 있냐 하면, 바로 지금 이야기하려는 이 건물이 내가 건축을 공부한 이후부터 핀란드라는 나라를 대표하는 하나의 이미지로 각인되어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게 단지 핀란드에 대한 일반지식이 형편없는 나같은 사람에게나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닌 것이, 핀란드 사람들에게 핀란드를 대표하는 예술가를 묻는다면 당연히 손으로 꼽는 사람이 바로 <핀란디아>의 작곡자 시벨리우스와 <핀란디아 홀>의 건축가 알바 알토(Alvar Aalto) 두 사람이라고 하니 <핀란디아 홀>을 핀란드를 대표할만한 건축물로 꼽는다고 해도 별 상관이 없지 않겠는가 말이다.

<핀란디아 홀>은 이름 그대로 해석하여 “<핀란디아>가 연주되는 음악당”이라고 받아들여도 사실 큰 무리가 없는 곳이다.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의 시민공원 내에 세워진 이 문화회관은 준공기념 음악회에서 <핀란디아>가 연주되었으며, 각종 국제회의나 예술공연의 무대로 훌륭하게 활용되고 있는 곳이다. 헬싱키 필하모니의 주공연장이며, 한번에 1,7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다고 한다. (메인홀인 핀란디아홀에서만 그렇고 여타 헬싱키홀, 오로라홀 등은 2~300석 정도) 참고로 핀란디아 홀이 자리를 잡고 있는 툴로호 부근은 헤스페리아공원, 현대미술관, 국회의사당, 박물관, 국립오페라극장 등이 자리잡고 있는 곳이라 혹 헬싱키 관광을 갈 일이 있다면 (내 평생엔 없을 것 같지만) 아마 반드시 봐야만할 코스가 아닐까 싶다.

어떻게 지어졌나?

앞서도 말했듯 설계자는 알바 알토이며, 1965년에 착공하여 1971년에 개관하였다. 헬싱키센터 계획에 의해 최초로 세워진 문화회관으로, 건축적으로 살펴보면 알토 작품의 특성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계단실의 노출, 공간의 자연스럽고 기능적인 연결과 절제된 조형미의 순수함 등을 우선적으로 거론할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감탄하고 싶은 것은 핀란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백양나무 껍질의 벗겨지는 모습을 나타내고자 쉽게 벗겨지는 카라라대리석으로 외장 마감을 했다는 점이다. 덕분에 완공 후 30년이 넘은 외장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어 어떻게 보면 지저분할지도 모르지만 어떻게 보면 핀란드의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을 형상화할 수 있도록 미리 염두에 두었다는 사실, 감탄할만 하지 않겠나.

시대의 한마디?


지금은 안타깝게도(?) 유로화를 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유로 통합이 되기 전 핀란드의 화폐는 “마르카”였다. 우리나라와 환율이 어떻게 되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당시 50마르카의 모델(?)로 활약하시던 분이 바로 <핀란디아홀>의 설계자 알바 알토 선생이 되시겠다. (뒷면에는 바로 이 <핀란디아홀>) 아마 내가 아는 상식에서는 건축가가 화폐에서 활약하시는 유일한 케이스가 아닌가 생각되는데, 한 명의 건축가가 한 나라에서 이렇게까지 추앙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뭐랄까, 실패한 건축쟁이로서 뭔가 뭉클하게 하는 그런 느낌을 주곤 한다. 물론, 한때는 나도 건축쪽으로 잘 나가서 1000원짜리에 얼굴 한번 비벼볼까 라는 허황된 꿈은 꾼 적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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