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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자 경로추적…

2004년 3월 23일



3월 10일부터 내 홈페이지에 달려있는 카운터프로그램의 세팅을 조금 변경했다. 그동안 내 홈페이지의 카운터는 상단프레임의 메뉴문서에 붙어있었기 때문에, 일반적인 방문객 카운팅에 큰 문제는 없었지만 방문객이 내 홈페이지를 어떤 경로로 방문했는지 추적하는데는 어려움이 있었다. 그 문제를 조금 다른 편법을 사용해서 해결해봤던 거다.


뭐, 그렇게 바꿔야만 할 목적이라는 건 내 홈페이지를 링크걸어놓고 있는 다른 홈페이지가 있는지 궁금하다는 이유밖에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카운터프로그램이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기능인데 그걸 못써먹는다는게 좀 아쉽기도 하고. 그렇게 열흘 가량을 돌려본 결과를 내가 예상했던 결과와 비교해보니 재미있는 부분이 꽤 많았다.

첫번째는, 내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사람의 절반 이상(3/22 현재 53.21%)이 주소를 직접 입력하거나 즐겨찾기를 통해서 방문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하루에 1,000명 안팎의 방문객이 있으니 (요즘은 방학이 끝나서 그런가 좀 줄었다) 운영하는 내가 즐겨찾기로 들어오는 횟수를 감안하더라도 500회, 약 200여명 정도는 내 홈페이지를 즐겨찾기해놓고 방문하는 사람이라는 얘기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지만 나는 되게 신기했다.

두번째는 내 홈페이지를 통해 들어오는 검색엔진의 경로였는데, 내가 처음 홈페이지를 직접 등록한 (그후로 내 손으로 검색엔진에 등록한 적은 없으니 마지막이기도 하다) 검색엔진인 야후!를 통해서 오는 사람이 나머지의 절대다수였다. (3/22 현재 약 26.42%) 나머지 검색엔진을 다 합쳐도 야후!에 못미친다는 얘기다. 평소 우리나라 검색포탈은 네이버, 엠파스가 야후!를 충분히 따라잡았거나 앞섰다고 생각하는 입장에서 내 홈페이지에만 유독 심한 야후! 편중현상은 도대체 뭐라고 설명해야할지, 네이버나 엠파스가 아직 야후!에게 멀었다는 뜻인지 참으로 아리까리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세번째로 검색엔진별 분석을 좀더 해보면, (역시 3/22 현재 기준으로) 엠파스를 통해 들어온 방문객이 약 4.9%, 네이버를 통해 들어온 방문객이 약 4.08%, 다음(Daum)을 통해 들어온 방문객이 약 2.95%, MSN이 0.97%, 네이트닷컴이 0.6% 뭐 그런 수준이다.
그래서 한번 야후!를 놓고 다른 분석을 해봤다. 어떤 검색어를 쳐서 방문하는 사람이 가장 많은가? (역시 사람은 한가해야한다) 야후!를 통해 들어온 방문객의 47.27%는 건담을 쳐서 들어오는데, 야후!에서 건담을 칠 경우 내 홈페이지가 가장 위에 보여지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두번째로 많이 검색된 단어는 황당하게도 무료영화였다. (약 12.42%) 인터넷으로 무료영화를 보여주는 10개의 상위 사이트 중 내 홈페이지가 6번째로 올라와있는 이유, 참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세번째는 약 2.09%의 비율로 천녀유혼이었고, 내심 가장 많이 검색되는 단어 중 하나일 거라고 짐작했던 영화음악은 그 뒤를 이어 네번째(1.21%)였는데, 엉뚱하게도 정확한 검색어는 영화음악이 아니라 시대의 영화음악이었다는 점이다. 좀 확대해서 해석하면 내 홈페이지를 이미 알고 검색어를 그렇게 찍었다고 볼 수도 있는 것 아니겠는가. 다섯번째는 왕조현이었고… 아무튼,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영화음악"의 검색어 비중이 상당히 낮았다는 점은 많이 의외였다. (솔직히 말하면 의외일 것도 없는게, 야후!에서 "영화음악"을 검색해보면 내 홈페이지가 안나온다. "시대의 영화음악"을 치면 나오는데 "영화음악"을 치면 안나온다. 몹시 황당하다)

그런데 검색엔진을 통해오는 방법이 꼭 검색어에만 있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야후!의 디렉토리를 통해서 오는 경우, (전체 야후!를 통한 방문객 중 10% 정도?) 80%가 영화음악 디렉토리에서 온다는 사실은 또 좀 의외였다. (나머지 중 18%는 건담, 2%는 천녀유혼)

내친김에 엠파스도 잠시 훑어보면, 엠파스를 통한 방문객들이 가장 많이 찾은 검색어는 역시 건담이었다. (42.01%) 엠파스는 아예 "건담"이라는 단어를 치면 내 홈페이지로 바로가기,라는 링크까지 만들어두었으므로 매우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참고로 지네들이 맘대로 그런 거지 내가 돈주거나 협박하거나 한 적 없다. 나도 놀랐다)
그 다음은 야후!와는 달리 영화음악이었는데 (25.33%) 여기서도 영화음악을 검색하면 내 홈페이지가 가장 위에 올라오니까 역시 당연한 결과겠다. (역시 참고로 밝혀두는데 나는 엠파스에 직접 등록하거나 한 적도 없다. 엠파스가 생길 때 지네들이 등록해놓더니 지금껏 죽 그렇게 해놨다) 그 다음은 Z건담(4.11%), 천녀유혼(2.3%), 시대의 영화음악(1.48%) 순서였다.

네번째로 이야기할만한 것은 원래 목적, "내 홈페이지를 링크해둔 곳"에 대한 이야기다. 몇몇 링크가 되어있는지 알고있는 곳도 있고, 내 홈페이지가 좋아서라기보단 검색엔진에서 나온 결과를 싹 긁어서 올리는 바람에 링크가 된 곳도 있고, 홈페이지 링크가 아니라 게시판이나 카페 같은 곳에서 내 홈페이지를 언급하면서 링크가 된 곳도 있고… 개인홈페이지가 아니라 일반사이트에서 내 홈페이지를 무슨무슨 공식사이트인 것처럼 착각하고 링크해둔 곳도 있었고… 아무튼 이런저런 곳을 쑤셔보는 재미가 꽤 괜찮았다. 그 중에 가장 인상깊었던 건 바람구두의 문화망명지(http://windshoes.new21.org)라는 곳으로, 옛날에 어디선가 대책없이 마구 뒤지다가 발견한 뒤 읽을만한 글도 많고해서 (많다는 정도가 아니지… 넘치지) 간혹 가던 사이트였는데 그곳에 내 홈페이지가 링크되어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는 사실이었다. 뭐, 워낙 많은 사이트들이 링크되어있으니 대단한 의미를 부여하고 싶지는 않지만, 넓다란 인터넷 세상에서 그렇게 서로 알고 링크하고 있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되면 기분이 참 묘하지 않겠나. 그런 묘한 기분을 좀 느껴보려고 방문경로를 추적하고 있기도 하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