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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학생시절] 수학여행 / 교지 소설공모 당선

1997년 12월 20일

3학년 2학기에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갔다가 잊을 수 없는 사건 하나…
둘째날인가 애들은 회에다 술먹으러 간다고 우르르 나가버리고 나, 김 모군,(이 김 모군도 앞의 김 모군과 다른 사람임) 원 모 선배 및 세 후배들만 당구치러 볼링치러 놀러나갔다. (볼링에 대해서 짧게 말하면, 이때 나는 볼링 초보로 총점 백점을 아직 못넘었었는데 이날 9번 투구까지 99점을 기록했다. 하하하 설마 마지막 투구에서 하나도 못쓰러뜨리겠는가… 했는데 두 번 다 똥창에 빠뜨려서 이날도 99점) 그러구 우리끼리 노래방에서 가볍게 놀고 숙소를 지키고 있는데 김 모 후배가 술이 떡이 되서 들어왔다. 그러더니 박 모 후배, 장 모군, 노 모군이 들어왔냐고 묻는 거였다. 아직 안들어왔다고 했더니 큰일났다고 땅을 치는 게 아닌가. 같이 술먹다가 없어졌다는 거였다. 나나 김 모군, 원 모 선배는 멀쩡한 편이라 그럼 나가서 찾아보자고 시내로 나왔다. 그런데 택시 타고 나오다보니 직선으로 오면 되는 거리를 김 모 후배가 택시 타고 삐이잉 돌아서 왔다는 사실을 알면서부터 조짐이 이상했다. 김 모 후배는 애들을 찾아나서다가 봉고차 한대를 찢어버릴라고 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계속 보여주더니, 결국은 우리가 방심한 틈에 또 사라지고 말았다. 우리 셋은 허탈해져서 컵라면 하나씩 끓여먹고 들어왔는데, 새벽 2시쯤에 아까 말한 박 모, 장 모, 노 모군이 들어오는게 아닌가. 그러더니 우리보고 김 모 후배 못봤냐고 묻는 거였다. (놀리나 누구…) 어쨌거나 김 모 후배는 새벽 3시 넘어서 또 택시 타고 들어오더라. 참 술이 웬수지.

4학년이 되면 졸업작품전을 준비해야한다. 노 모군과 같은 팀을 이뤄서 졸작 준비를 시작했는데, 모르는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대강 이거 준비하는데 백만원 돈 든다. 재료비도 재료비지만 먹는 돈이 순… 하여튼 통장은 별로 여유없고… 해서 학교에서 발행하는 교지 “대학문화”가 매년 별 이유없이 하는 “대학문화상”의 상금을 노리기로 했다. 군대시절 빠루사건을 각색해서 추리소설 비스무리한 소설을 하나 써갖구 (할일없으면 읽어보기) 투고했다. 주위 사람들한테는 아무 말도 안했다. (떨어지면 개쪽이니까) 그러구 2월쯤에 전화가 왔다. 당선됐다고. (아자 30만원!) 나중에 알고봤더니 학교신문사에서 주최하는 문학상은 50만원이었다. 괜히 손해본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