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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오 사사키 콘서트

2008년 10월 20일

지난 10월 16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이사오 사사키의 Loving You 콘서트에 다녀왔다.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 태어나서 두번째로 가본 건데
첫번째가 몇년도더라, 아버지가 연말콘서트 공짜표를 얻어오셔서(달랑 두 장) 가기 싫다는 어머니 버려두고 12월31일 밤을 잘 알지도 못하는 클래식 음악 속에 보낸 경험이었고
이번이 두번째.
역시나 예외없이 공짜표.

공짜표치곤 상태가 좋다. R석. 약간 오른쪽으로 치우치긴 했지만 그래도 꽤 앞자리. (9번째 열이었던가?)
요즘 상태가 별로 좋지 않아서 음악 듣다가 고꾸라지거나 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비교적 쌩쌩하게 버텨냈다.

<Voyage>로 시작해서 엔딩은 <Sky Walker>.

연주 중간중간에 그리 서툴게 들리지 않는 한국어로 진행(?)해주니 관객들 몰입도 확 올라갔다.
역시 우리나라 사람들은 국가주의 성향이 강해.

1부와 2부로 한시간씩 정도 나뉘어서 진행됐는데
2부 중간쯤에 일본 유학 중에 지하철에서 사람 구하고 사망한 이수현 씨를 추모하는 음악을 연주했었는데… 제목이 < Eyes For You> 였던가.

연주 끝나고 일어난 이사오 사사키가 “지금 이 자리에 이수현 씨 부모님이 와계시다”라고 해서 잠시 술렁술렁.
(부모님이 객석에서 일어났는지는 잘 모르겠음. 내 자리에선 안보이더라. 뭐 굳이 일어나야될 상황은 아니기도 하고)
그러면서 이수현 씨 실화를 토대로 한 영화가 곧 개봉한다며 많이 봐달라는 홍보도 조금 해주고.

게스트로는 1부 중간에 죄송하지만 이름이 기억안나는 색소폰 연주자가 게스트로 나와서 난데없이 휘파람 불다가 들어갔고

2부 중간에 생각지도 않았던 빅마마가 등장해서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를 이사오 사사키의 피아노 반주로 불렀고
이사오 사사키가 퇴장한 다음에 반주CD 틀어놓고 <배반> 부르더라.

그리고 이사오 사사키가 몇 곡 더 연주한 다음에 예정된 스페셜게스트, 이루마가 등장해서
둘이 한 대의 피아노로 뭔 곡을 연주했는데 이루마가 작곡한 곡이라고 했던가. 제목 기억 안나네.

그 후에 다시 이사오 사사키 퇴장. 이루마가 “시간 끌어야한다”며 뭐라고 이런저런 이야기 늘어놓다가 결국엔 자기 콘서트 홍보로 마무리-_-;하고
다시 자기가 작곡한 신곡이라며 연주 하나 하고 들어갔는데

이때 이사오 사사키가 다시 나와야 되는 타이밍에서 불을 다 꺼버리고
불을 끈 상태에서 무대로 올라와 연주 시작한 곡이 <아리랑>.
(솔직히 초반부는 별로 <아리랑>처럼 들리지 않았다는)

그러다가 불이 확 켜지면서 한복을 입은 이사오 사사키가 딱 무대에 등장해줘야… 이게 극적인데…
등장할 때 조명을 확실히 어둡게 하기 힘들었던지 한복 입고 나오는 모습이 대충 보였기 때문에;;

아무튼 <아리랑> 끝나고 다시 불러주겠거니…하며 퇴장.
관객들 하나라도 더 듣겠다는 굳은 의지로 박수쳐대니 다시 등장해서
대장금의 <오나라> 연주.
끝나고 계속 박수 나오니 정말 마지막 곡으로 <Sky Walker>를 연주하고 끝냈는데

<아리랑> 끝나고 불켜지니까 나가버리는 사람 의외로 많았음. (이런 콘서트 처음 오셨는지… 아니 처음이라고 해도 앵콜이 나올 거라는 건 상식 아닌가)
그 사람들 매너가 어쩌구 그런 이야기가 아니라 돈아깝잖아. 그렇게 늦은 시간도 아니었는데.
(공짜표 얻어간 넘이 할 이야기는 아닌 것도 같지만)

마지막 곡까지 끝나고 사람들에 떠밀려(?) 나와서 집으로 갔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로비에서 사인회까지 한 모양.
뭐, 특별히 사인 받을 정도로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긴 한데… 그래도 모처럼의 기회니 챙겨뒀으면 좋았을 걸.

공짜로 공연본 거로 푹 만족해야지 -_-;;

2시간 동안 아는 노래 10곡도 못듣고 나온
시대가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