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6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이사오 사사키의 Loving You 콘서트에 다녀왔다.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 태어나서 두번째로 가본 건데
첫번째가 몇년도더라, 아버지가 연말콘서트 공짜표를 얻어오셔서(달랑 두 장) 가기 싫다는 어머니 버려두고 12월31일 밤을 잘 알지도 못하는 클래식 음악 속에 보낸 경험이었고
이번이 두번째.
역시나 예외없이 공짜표.
공짜표치곤 상태가 좋다. R석. 약간 오른쪽으로 치우치긴 했지만 그래도 꽤 앞자리. (9번째 열이었던가?)
요즘 상태가 별로 좋지 않아서 음악 듣다가 고꾸라지거나 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비교적 쌩쌩하게 버텨냈다.
<Voyage>로 시작해서 엔딩은 <Sky Walker>.
연주 중간중간에 그리 서툴게 들리지 않는 한국어로 진행(?)해주니 관객들 몰입도 확 올라갔다.
역시 우리나라 사람들은 국가주의 성향이 강해.
1부와 2부로 한시간씩 정도 나뉘어서 진행됐는데
2부 중간쯤에 일본 유학 중에 지하철에서 사람 구하고 사망한 이수현 씨를 추모하는 음악을 연주했었는데… 제목이 < Eyes For You> 였던가.
연주 끝나고 일어난 이사오 사사키가 “지금 이 자리에 이수현 씨 부모님이 와계시다”라고 해서 잠시 술렁술렁.
(부모님이 객석에서 일어났는지는 잘 모르겠음. 내 자리에선 안보이더라. 뭐 굳이 일어나야될 상황은 아니기도 하고)
그러면서 이수현 씨 실화를 토대로 한 영화가 곧 개봉한다며 많이 봐달라는 홍보도 조금 해주고.
게스트로는 1부 중간에 죄송하지만 이름이 기억안나는 색소폰 연주자가 게스트로 나와서 난데없이 휘파람 불다가 들어갔고
2부 중간에 생각지도 않았던 빅마마가 등장해서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를 이사오 사사키의 피아노 반주로 불렀고
이사오 사사키가 퇴장한 다음에 반주CD 틀어놓고 <배반> 부르더라.
그리고 이사오 사사키가 몇 곡 더 연주한 다음에 예정된 스페셜게스트, 이루마가 등장해서
둘이 한 대의 피아노로 뭔 곡을 연주했는데 이루마가 작곡한 곡이라고 했던가. 제목 기억 안나네.
그 후에 다시 이사오 사사키 퇴장. 이루마가 “시간 끌어야한다”며 뭐라고 이런저런 이야기 늘어놓다가 결국엔 자기 콘서트 홍보로 마무리-_-;하고
다시 자기가 작곡한 신곡이라며 연주 하나 하고 들어갔는데
이때 이사오 사사키가 다시 나와야 되는 타이밍에서 불을 다 꺼버리고
불을 끈 상태에서 무대로 올라와 연주 시작한 곡이 <아리랑>.
(솔직히 초반부는 별로 <아리랑>처럼 들리지 않았다는)
그러다가 불이 확 켜지면서 한복을 입은 이사오 사사키가 딱 무대에 등장해줘야… 이게 극적인데…
등장할 때 조명을 확실히 어둡게 하기 힘들었던지 한복 입고 나오는 모습이 대충 보였기 때문에;;
아무튼 <아리랑> 끝나고 다시 불러주겠거니…하며 퇴장.
관객들 하나라도 더 듣겠다는 굳은 의지로 박수쳐대니 다시 등장해서
대장금의 <오나라> 연주.
끝나고 계속 박수 나오니 정말 마지막 곡으로 <Sky Walker>를 연주하고 끝냈는데
<아리랑> 끝나고 불켜지니까 나가버리는 사람 의외로 많았음. (이런 콘서트 처음 오셨는지… 아니 처음이라고 해도 앵콜이 나올 거라는 건 상식 아닌가)
그 사람들 매너가 어쩌구 그런 이야기가 아니라 돈아깝잖아. 그렇게 늦은 시간도 아니었는데.
(공짜표 얻어간 넘이 할 이야기는 아닌 것도 같지만)
마지막 곡까지 끝나고 사람들에 떠밀려(?) 나와서 집으로 갔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로비에서 사인회까지 한 모양.
뭐, 특별히 사인 받을 정도로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긴 한데… 그래도 모처럼의 기회니 챙겨뒀으면 좋았을 걸.
공짜로 공연본 거로 푹 만족해야지 -_-;;
2시간 동안 아는 노래 10곡도 못듣고 나온
시대가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