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0월 2일

역시 최진실은 최진실인 것이
불과 얼마전 안재환이 자살했다고 할 때는
솔직히 누구시더라? 라는 사람들이 주변에 여럿 있었는데

최진실이 죽었다, 하니까 반응 참 폭발적이더라.
어머니도 아침부터 인터넷 접속해보실 정도로.

고인에게 참 미안한 말이긴 하지만
예전에 영화배우 이은주가 자살했을 때보다 아쉽지는 않다.
놀라기는 한 백배 더 놀랐지만.
만인의 연인에 한 시대의 아이콘이었던 여배우지만
이상하게 나는 최진실이라는 배우를 좋아해본 적이 단 한 순간도 없었으니까.

삼성전자 모델로 등장해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에요”라는 대사를 깜찍하게 날릴 때도 나는 별루였었고
드라마 <질투>를 비롯한 수많은 작품에서 열연을 펼칠 때도 글쎄 뭐… 였었다.
유일하게 좋게 기억하는 최진실의 작품이 <나의 사랑 나의 신부>니까 뭐.

솔직히 알고 지내는 사이도 아니고 그냥 배우일 뿐인데
존경했다거나 딱히 좋아했다거나 하는 사람도 아니어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느니 그런 상투적인 멘트도 별로 달고 싶지 않다.
게다가 성격적으로 자살한 사람들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데
자살은 순전히 자기 선택이니까 누가 뭐라고 왈가왈부 안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편이라
(누구 땜에 자살했네 무슨 탓으로 자살했네 그런 소리 안듣고 싶다는 뜻)
최진실이 루머 때문에 자살했네 사채 때문에 자살했네 이런 뉴스 줄줄이 나오는 거 별로 반갑지 않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최진실이 어쩌네 저쩌네 라고 글을 쓰고 싶게 만드는 게
현재 한국 연예계에서 최진실이 갖고 있는 힘이랄까 뭐 그런 거겠지.

참 큰 사람이 떠났구나 싶다.
내 새끼는 아니지만 남겨진 아이들은 좀 불쌍하네.

아이들은 좋아하는 시대가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