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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티넘 건담 보고 와서

2007년 6월 30일

생각보다 사람 많았음.

플래티넘건담은 입구 바로 앞에 있기 때문에 찾기 쉬웠으나
이것저것 돌아보고 구경하려고 잠시 보류.

국제보석시계박람회라더니 외국사람은 좀 있는데 시계는 별로 없었음.
(나는 시계가 한 반은 될 줄 알았다)
시계류는 싸게 파는 것도 많던데 (만원 정도도) 워낙 시계에는 관심이 없어서.
진주목걸이류도 15000원까지 파는 걸 봤는데
하나 살까 살까 고민만 하다가 말았음.

야 만약 애인이라도 하나 있어서 옆구리 끼고왔으면 큰 지출 할 뻔 했네.
나한테 표받아서 박람회 다녀오신(혹은 다녀오실) 분들의 지갑에 은총이 있으라.

반지나 목걸이 세팅해놓은 건 별로 눈길이 안갔는데
오른쪽 모퉁이에서 운석, 보석(원석)들 전시해놓은 건 볼 재미가 좀 있더만.
진주도 알알이 파는게 있길래 앞에서 한참을 구경하고 있으려니
(알이 굵기도 했지만 알 하나에 십만원씩도 하더라)
안내하는 여자가 내 앞에 버티고 서서 눈치만 살살 살피던데.
마치 살 마음이 없는 사람과 그걸 눈치챈 파는 사람의 알지 못할 신경전이었달까.

그러구나서 건담 구경.

백금으로 만든 신랑/신부 예복 옆에 전시를 해놨는데
건담 바로 위에는 큰 모니터로 건담/샤아의 역습/제타극장판/시드데스티니 주요장면들이 리플레이되고 있었음.
(그거만 쳐다보고 있으래도 한시간은 버틸 수 있었을…)

사진 촬영이 안된다는 말을 입구에서 들었기 때문에 입맛만 다시면서 구경하고 있는데
화장 짙게 바른 도우미가 다가와서 안내책자를 쥐어주더니 뭐라고 중얼중얼 설명하기 시작.
내가 아는 것보다 모르는 도우미 처음 봤음.
그러다가 드디어 귀에 솔깃한 말 한마디.

“사진촬영 필요하시면 찍으셔도 됩니다~”
“아, 사진 찍어도 돼요?”
“네, 저희 부스만 특별히 사진 촬영이 허용됩니다~”

바로 카메라 꺼내서 미친듯이 찍었는데
내가 촬영하는 걸 보고 사람들이 옳다구나 싶었는지 너도나도 사진을 찍어대서
처음 근접촬영 두컷 빼고는 죄다 사람들 머리통만 찍어댔음.
도우미보고 옆에서 포즈라도 잡아달라고 할 걸 그랬나.

하여튼 갑자기 사람이 몰려서 (아무래도 내가 카메라를 꺼낸 것이 화근이라고 생각됨) 일단 후퇴.
운석/원석 전시된 곳에 가서 구경 조금 더 하다가
갑자기 근처에서 보석경매를 시작한다길래 구경.
농담아니고 키가 나만한 여자가 카메라 들고 설치길래 여기도 사진 찍어도 되나? 싶었다가 뭐 진행요원이겠지 싶어서 그만둠.
(찍을 것도 없고…)

경매사라는 아저씨가 나와서 탄생석 퀴즈를 내면서 맞춘 사람한테 작은 귀걸이 하나씩 나눠주던데
오 내가 생각보다 탄생석을 많이 알고 있더군.
(문제로 나온 것 중에 12월 빼고 다 알았음 -> 손들어서 맞추진 않았지만. 근데 내 옆에서 잘난척하던 키가 나만한 여자도 12월은 모르더라. 터키석이라던가?)

경매로 나온 목걸이, 브로치 등은
원래 그만한 값이 (아마 더 나가겠지만) 나가는 물건이겠지만
경매 시작가가 30만원, 130만원 이래버리니까 바로바로 유찰되고
3만원에 시작한 진주목걸이류 2점이 3만원/3만5천원에 팔리고
호박(먹는거 말고…)이랑 브로치 등이 더 나왔는데 두 할머니가 치열하게 경쟁하다가 4만5천원엔가 낙찰됐음.
더 구경해도 재밌겠던데 사지도 않을 걸 뭘… 싶어 그냥 왔음.
근데 와서 생각해보니 하나 샀어도 괜찮았을 것 같기도…

다시 한번 나한테 표받아서 다녀오신(다녀오실) 분들의 지갑에 은총을.

나오는 길에 다시 한번 건담 전시된 곳을 지나가보니
도우미 여자애는 없고 남자 진행요원이 지키고 있는데
사진 찍어도 된단 말을 안했는지 사람들이 그냥 조용히 구경만.
내가 다시 다가가서 카메라 바짝 들이대고 근접촬영 두컷 날려줬더니
다른 사람들도 핸드폰 카메라 꺼내기 시작.

집에 와서 사진 확인해보니 내부조명이 좋아서인지 잘나온 편.
일단 본문에 붙여서 하나 올리고 나머지는 포토란에.

지금 생각해보니 지갑에 3만원 정도밖에 없었던
시대가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