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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대리일기 백여든아홉번째

2009년 11월 28일

[봉대리의 일기]

11/10 (금) 비

아침에 비가 내렸다.
축구협의회를 까는 MBC 토론회가 있다구 그래서 그거 늦게까지 보고
잤다가 아침에 늦게 일어났기 때문에 허둥지둥 나오느라 우산을 챙겨
나오지 못했는데,
집을 나와서 버스정류장이 코앞에 보일 때까지 비가 온다는 사실을
모르고 그냥 맞으면서 걷고 있었다.
아… 벌써 노인성치매가 온 건가?
워낙 비가 부슬부슬 내려서 뭐 그 정도 실수는 할 수 있다고 애써
자위해보지만…(오… 자위…)
그래도 부슬비나마 비맞으면서 출근했다는 사실이 그다지 상쾌한
기분은 아니다.
날씨가 한결 차가와졌는데 난데없이 비가 내리다니…
올해는 첫눈이 좀 늦는 모양이다.
첫눈… 내려봤자 누구처럼 만날 사람도 없지만.
전유성씨한테 첫눈오면 만날 사람 있어? 물어봤더니
애인한테 코가 단단히 껴서 언제 어디서 눈이 내려도 총알같이 달려
나가야되는 신세라며 한탄을 한다.
씨바 지금 니가 기름에 불을 부어?
유부남에 애까지 있는 황대리한테 물어봤더니
첫눈 오는 날 마누라랑 애새끼랑 데리고 외식하기로 했단다.
그나마 낫지만… 집에서 라면 끓여먹어야 되는 내 신세보단 훨
폼이 나는구먼.
비나 한 댓번 더 내려라…

[피부장의 일기]

11/10 (금) 가을비…겨울비?

노면이 그다지 미끄럽지 않을 정도로 비가 내렸다.
차가 슬슬 미끄러져야 거 머시냐… 노면을 미끄러지듯 달리는 내 차의
고성능을 서울시내에 자랑할 수 있었을텐데…
날씨가 영하로 떨어지네 어쩌네 해도 아직 11월이라고 눈보단 비가
제격인가보다.
아닌데… 11월 이맘때면 첫눈이 올 때가 됐는데…
슬퍼하지~ 마세요~ 하얀 첫눈이~이 온다구요~
이 노래 부른 애 요새 뭐하나.
몇 주전에 흘러간 가수 주로 초대해서 하는 심야프로가 하나 있는데…
김창완이 진행하는… 제목이 초대던가?
그 프로에 그 가수가 나와서 이 노래를 불렀었다.
갸는 사랑하기에가 최고 인기곡인데 말이쥐.
조갑경이를 스타로 맹근 사랑의 대화도 괜찮고.
가만 보면 옛날 가수들이 확실히 노래 잘했어.
요즘 애들처럼 립싱크나 하고… 댄스에 중점을 두지도 않고…
얼마 전에 못생기긴 했지만 노래는 잘하는 조수미하고 조성모하고
뭐 듀엣으로 뭐 한다고 테레비에 나오던데…
분명 듀엣인데 조성모란 놈은 목소리가 들리질 않더만…
그런 성량으로 가수라니…
조용필을 갖다놔봐라 그렇게 속삭이듯 노랠 부를지…
어쩌다 열린음악회를 봐도 정수라나 인순이가 나오면 노래 시원시원하니
좋더라.
에이… 비에 관한 옛날노래나 틀어놓고 들어야겠다.
근데, 유열의 가을비를 들어야하나 김종서의 겨울비를 들어야 하나?

SIDH’s Comment :
올해 공식적으로는 첫눈이 왔다고 하는데
아직 눈이 쌓이기는 커녕 내리는 모습도 제대로 본 적이 없어서
(비는 오더라만)
첫눈은 아직 안왔다,라고 치자.
전에야 첫눈 오면 아 오나보다, 그러구 말았는데
이제는 마누라가 생겼으니 첫눈 오면 문자도 보내주고 데이트(외식) 약속도 잡아주고 그래야 되려나.
세상 복잡한데 뭐 그렇게까지 하며 살아야되나.
크리스마스가 3일 연휴인 것만 해도 참 부담스러운 상황인데 말이지.
운전연수나 끝나고 눈 왔으면 딱 좋겠다.
(지난 주엔 달리던 도중에 비가 오니 정말 당황하게 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