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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대리일기 백스무번째

2008년 5월 19일

[봉대리의 일기]

6/20 (화) 야… 덥다

이 찌는 더위에… 피부장이 사고를 쳤다.
뭐 자리를 옮기자나…?
미쳤냐 니나 옮기라…
…라고 말했으면 좋겠지만, 내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죽은듯이 따랐다.
근데 말이지… 예전같으면 나보고 알아서 책상배치도를 그려보라고
할 사람이… 왠일로 어제 자기가 직접 짰다면서 배치도를 쓱
내밀더라니까…
아니나달라…
지는 에어컨을 사방에 낀 황금같은 자리로 옮겨가고…
나는 열을 풀풀 뿜어내는 복사기 옆에… 그것도 에어컨과 가장 먼
자리로…
이렇게 배치하느라 머리깨나 아팠겠다…
일단은 그 대가리에 탄복을…
어쨌든… 오후 업무 전폐하고… 땀 삘삘 흘려가며 책상 들어옮기느라 전투력만 까먹었다.
힘은 힘대로 빼고 복사기 끌어안고 눈물 흘리는 그 심정…
아무도 모르리라…

[피부장의 일기]

6/20 (화) 날씨 몰라…

뿌듯한 하루…
어제 머리 터지게 씨름하며 만들어낸 나의 걸작품… 사무실 재배치를
오늘 실행에 옮겼따.  
배치도를 보자 사색이 되는 봉대리 얼굴…
음하하하… 내가 바로 그것을 원했던 것이다!!!
올여름 복사기 옆에서 뜨겁게 한번 보내봐라.
뼈와 살이 타는 사무실~
아차 그건 내가 지향하는 바이지.
오늘도 모주라씨는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초미니 스커트를~
여직원에게 유니폼을 지급하지 않는 우리 회사에 영광있으라~
여직원한테 무슨 백화점 판매원 같은 유니폼 입혀놓으면 그거 폼
나겠어 어디…
이렇게 화끈한 모습도 볼 수 없을테고…
나야말로 뼈와 살이 타는 사무실~
이거거덩~
요즘 단란주점 미쓰김도 시들해진 틈에 새로운 흥미거리를 추구하는
이 놀라운 정력~
나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뜨겁다~
말이 너무 중구난방인 거 같은데…
어쨌든 기분이 좋다는 거지 뭐…
올 여름은 시원하면서 한편 뜨겁게~

SIDH’s Comment :
사무실 자리이동을 습관적으로 하는 회사가 간혹 있다.
직원들의 부서간 이동이 잦아서 그런 경우도 있고
회사에 사고가 많이 나서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하는 경우도 있고
드물지만 사장의 정서불안으로 하는 경우도 있더라.
근데 진짜로 여름 겨울마다 시원한 자리 따뜻한 자리 앉으려고
팀장이 자리 옮겨다니는 경우가 있더라니깐.
덕분에 애들이 뭔 고생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