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대리일기 백스물네번째

[봉대리의 일기]

6/28 (수) 맑음

한바탕 퍼붓고 난 하늘이 무척 맑아보인다.
일기를 이렇게 낭만적으로 시작하는 날도 있어야지 원.
회사생활도 낭만적이지 못한데 일기마저 삭막하면 무슨 재미겠어.
오늘은 난데없이 프린터가 말썽을 부려갖구…
기획실에 프린터가 달랑 한 대 있는데… 이거 고장나면 업무마비다.
프린터를 전유성씨 컴에 물려놓고 다른 사람들은 네트웍으로 쓰는데…
프린트물이 갑자기 몰리면 전유성씨가 죽는다고 고함을 지르는 사태가
종종 발생하긴 하지만…
오늘은 아예 프린터가 맛이 가버리드만…
이게 오늘이 첨이 아닌데… 이거 진짜 새걸 하나 사든지…
토너가 나갔나? 아니다.
드럼이 나갔나? 아니다.
그럼 무엇이 고장났는가?
우리도 모린다.–;
저번처럼 다른 사무실에 연결해서 급한 불은 껐는데…
역시 새 프린터를 사야되지 안카서? 이거 하루 이틀도 아니고…
전유성씨 보고 프린터 구입 품의를 뽁뽁 만들게 했다.
총무에 신청해~
바로 빠꾸먹었다.
아 고쳐서 써… 이게 골자다.
아 씨봉… 열받게 만드네…
총무 가서 따질라다가… 주차장하고 마주치기 싫어서 포기했다.
프린터 그냥 고쳐서 쓰지 뭐…
그런데 왠걸… 피부장이 그냥 넘어가주지 않았다.
주차장 그 개새끼가 뭐 빠꾸를 놔?
당장 전화 한통 쌔리더니…
품의 올리라누만…
에이구… 회사가 어케 돌아가는건지…

[피부장의 일기]

6/28 (수) 더워…

모처럼 인터넷에서 주식투자 성공비결 뭐 이런 글이 있길래
집에 가서 찬찬히 읽어볼라구 (나이가 있어서… 모니터 째려보면 눈
아퍼) 출력을 시켰다.
프린터가 징징거리더만.
전유성이! 무슨 일이야!
에… 저… 프린터가 고장났는데요.
뭐 새꺄? 하루 이틀도 아니고 그 고물딱지가 왜 그 모양이냐?
고물딱지니까 이 모양이겠죠…
말대꾸냐 씨봉?
아닌데요.
봉대리! 영업부에 얘기해서 내 프린터 글루 뽑는다구 그래. 그리구 총무에
프린터 하나 신청해! 좋은 걸루 사달라구.
이노무 회사는 직원 월급 몇천원부터 시작해서 하여튼 쪼잔한 것만 졸라
아낀다.
프린터 이것두 한번에 예스 안할껄…
주차장 성깔에 일단 캔슬 놓고 보겠지 뭐…
아니나 달러… 전유성이가 샐쭉해져서 돌아오네…
주차장님이 안된다는데요.
오 이 개새끼가 캔슬을 놨어. 너 죽었다.
바로 전화기 돌렸다.
(누르는 전화기로 좀 바꿔주지 말야… 아직도 돌리는 전화기 쓰는 회사는
우리 회사 뿐일껴)
주차장인가?
예 피부장님.
자네가 무슨 배짱으로 우리 프린터 품의를 캔슬놓았는가?
아 그야 뭐… 사장님 빽믿고…
아니 이 좌식이 사장님 조카라는 사실을 이용해?
이봐 그게 기백만원 하는 것도 아니고 그걸 캔슬해?
아껴야 잘 살죠.
이게 무슨 광고에 나오는 일본 유부년줄 아나.
그런 식으로 나오면 말이지, 자네가 갖구 있는 우리 회사 주식 몰래 팔아
치운 거 사장님한테 꼰지를 거야. 그러구두 자네가 살아남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나?
어디 프린터를 사실 건데요?
좌식이 버팅기려면 약점을 잡히지 말던가 말이야.

SIDH’s Comment :
회사에서 직원들 뽕을 뽑으려고 부려먹는거야 이해가 가는데
최소한 전장에 내보내려면 총칼은 제대로 쥐어주고 내보내야하지 않겠나.
간혹 정말 아무것도 아닌 사무용품 가지고 벌벌 떠는 회사가 있는데
볼펜 아껴쓰라는 둥 뭐 이런 소리 들으면 정말 혈압올라오려고 한다.

솔직히 직원들이 회사에서 사주는 사무용품을 좀 낭비하는 느낌이 없지 않아 있긴 하지만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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