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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대리일기 백스물여섯번째

2008년 6월 8일

[봉대리의 일기]

7/4 (화) 졸라 맑음

열대야라나… 밤새 무더위에 시달리고… 뒤숭숭한 꿈자리에
시달렸더니… 아침에 유독 기운이 없다…
뉴스에서 하도 열대야 열대야 그렇게 씨부려대니까 그런 꿈을 꿨는지도
모르겠다만…
난데없이 열대의 무인도가 내 앞에 펼쳐져있는 게 아닌가…
광활한 바다와 싱그러운 열대림이 나를 유혹하는도다… 아싸 가오리…
뭐빠지게 바다로 뛰어들어 옷도 홀라당 벗어제끼고 열불나게 놀고
있는데…
갑자기 저 멀리서 일단의 남자들이 괴이한 환호성을 지르며 나에게
돌진을…
순간 알았다… 꿈이니까 알려고만 하면 금방 안다… 저 놈들이
몽땅 호모고… 나를 잡으러 온다는 걸…
진짜 뭐빠지게 바다속을 도망치는데 뭐가 자꾸 발에 엉켜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
이게 뭐야 에잇… 잡아댕겨봤더니… 으아아아아악~ 집채만한
문어가 얼굴에 떠어억~
비명을 지르며 깨보니 이불이 발이랑 목에 칭칭 감겨있더라.
어유 더워… 꿈 속에서 뛰기까지 했더니 더 더워…
아침에 세수하다가 코피까지 쏟았다…
몸이 허해지는게 틀림없어… 악몽에 시달리지… 코피까지…
아직 복날은 멀었나…
개 한마리 제대루 잡아봐야겠다…

[피부장의 일기]

7/4 (화) 덥다…

아침에 세수하다가 코피를 쏟았다.
어허 이런 불길한 징조가…
아무래도 몸이 많이 허약해진 모양…
어젯밤에 날도 더워서 마누라까지 침대 밖으로 뻥 차내버리고 혼자
뒹굴뒹굴 잤는데 달리 코피를 쏟을 이유는 없잖아…
더워서 끈적거리는데 이노무 마누라쟁이는 꼭 엉겨붙을라구…
당신 사랑이 식었구랴~
꼴갑하구 있네~
니 똥배를 보구 사랑타령을 해 이년아~
남이 보면 늦둥이 하나 들어선 줄 알겄어~
좌우지당간 난데없는 코피로 아침나절 한바탕 집안을 뒤집어놨다.
벌써 개를 먹을 때가 됐나? 아직 복날은 안됐는데…
이번 복날 주간에는 면밀한 계획을 세워서 좀 영양가있게 섭취를
해야지… 좋은 개집으로 미리 예약도 해놓고…
복날이 네번이나 있는데 (초복, 중복, 말복, 광복) 하나라도 소홀히
넘기면 꼭 탈이 나더라구…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 복날을 기다리며…

SIDH’s Comment :
날이 더워지면 괜히 기가 허하네, 기운이 없네, 하면서
뭔가 보양식을 찾아 먹으려는 이상한 습성이 한국에는 있다.
그럴 정신으로 운동을 좀 해봐라.
개고기 먹긴 먹는데 그게 뭐 딱히 몸에 좋다거나 그런 생각 전혀 없고
기본적으로 몸에 좋으니 먹어라, 뭐 이런 거 전혀 안믿는 편이라.
(한약이나 뭐 이런 것들도)
그냥 안가리고 먹으면 되지 그런거 따지다가 오히려 더 늙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