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봉대리일기 백마흔일곱번째

2008년 9월 19일

[봉대리의 일기]

8/21 (월) 비오다 갬

토요일 일요일 내내 비가 내리더니 날씨가 많이 쌀쌀해졌다.
졸라 담주에 휴가가야되는데…
진짜 단풍놀이 가게 생겼다.
요즘 속이 불편하고 껄껄한게 아무래도 음식을 잘못 먹었나보다.
뭐 상한 거 먹었나? 아닌거 같은데…
하여튼 점심도 부실하게 먹고 저녁도 어렵게 먹었더니 속이 더 쓰리네.
이씨 약국에 가서 약이라도 좀 사먹을랬더니 아무 약이나 막 먹을
수도 없잖아.
의사한테 진찰 받을랬더니 또 폐업이라며.
의사들 폐업 때문에 여럿 죽어나간다 진짜.
돈도 꽤 많이 벌었을텐데 대체 왜들 지랄인지 모르겠다.
누구 병원 옥상에서 의사들 폐업 즉각 철회하라고 분신자살 같은 거
안하나?
옛날에 나 대학 다닐 때는 많이들 분신자살 했었는데…
요즘은 그것도 유행이 지났나 별루들 안하네.
강경대 죽었을 때가 캡짱이었는데…
바쁜 샐러리맨이 가뭄에 콩나듯 있는 문 연 병원 찾아다닐 힘도 없는데
말야… 좀 작작하지들. 의사양반.
(선생보다 양반이 높은 호칭이지…?)

[피부장의 일기]

8/21 (월) 아침엔 비

미국 보낸 아들놈은 백마 잘 탔나 모르겠다.
아직 물총인가…?
그래도 자식이라고 며칠 데리구 있다고 보내니까 보고 싶은 생각도
들긴 드네.
딸년은 시집 보내버릴 년이라 오래전에 정 떼버렸지만…
하긴 다른 집 딸년은 아빠 아빠하면서 매달리고 끌어안고 그러기도
한다드만…
조 뇬은 철들고 가슴 커지면서부터 아빠 근처에도 안올라 그런다.
조고 혹시 결벽증 아닐까…? 남자기피증 뭐 그런 거.
갑자기 또 걱정되네.
평생 시집 안가고 서른 마흔 되도록 내 월급 뜯어먹고 살면 어카지?
늦게 시집 보내면 혼수감도 많이 장만해줘야되는데… 아씨바…
역시… 그려도 아들내미를 딱 낳아놔야 듬직함도 있고 가정경제에
파탄도 막을 수가 있거덩.
내 친구 놈 하나… 결혼도 일찍 했지만… 딸이 스물둘에 바람나서
시집간다고 마당에 널부러져 악악 거리는 바람에 그거 보내려다가…
기둥뿌리 하나가 완전히 아작났다고 그러던데…
주말에 남히석인가 하는 놈 결혼식 보니까 호화찬란하드만.
연예인 호화결혼식… 그거 순 협찬받아서 광고로 하는 거래메?
씨봉 순 남의 돈으로 결혼하는 색히가…
전문대 나온 짜식이 서울대 나온 뇬을 델구 가다니…
세상이 맘에 안들게 변한다니까…
딸뇬도 저렇게 남자를 모르다가 어디서 노가다 십장한테 시집간다
그러면 어카지?
정말 걱정된다…

SIDH’s Comment :
이 무렵에 사건들이 많았나보다. 의사들도 파업하고… 남희석이 장가가고… (장가간 건 사건이 아닌가)
뭐 아무리 그렇다고 요즘만 하겠냐마는.

그렇게 생각해보면 차라리 요즘 봉대리일기를 다시 써보면 정말 소재가 풍부하겠다 싶기도 하고.
격동의 세월이긴 한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