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대리의 일기]
10/13 (금) 더 추워~
오늘은 13일의 금요일.
하마트면 모르고 넘어갈 뻔 했는데
영업1부의 여직원이 회사내에 전체메일을 뿌리는 바람에 알았다.
머 국가적으로는 대통령의 노벨상 수상이라는 경사가 있긴 했지만…
(아마 김영샘이나, 이회충이한테는 진짜루 악몽같은 13일의 금요일이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더군다나 김영샘이는 고대에 강의하러 갔다가
교문에서 쫓겨났다니 원)
저번 쌍십절에 너무 황당한 일이 많아서 오늘은 일찌감치 각성하고
몸을 지나치게 사린 탓인지 오늘은 특별한 일이 없었는데
그래두 일기를 쓰고 있는 지금까지도 찜찜하기는 마찬가지다.
옛날에 13일의 금요일 영화를 보면서 벌벌 떨었던 기억도 새롭고…
뭐… 나는 별 일이 없었지만 오늘 회사에서는 계약 하나가 아작이
나는 바람에 회사 전체가 비상이 걸리기는 했다.
액뗌이라고 생각하면 될라나.
어쨌든 명성이 자자했던 13일의 금요일 치고는 참 무난하게 넘어갔다.
그래두 일기장을 덮는 이순간까지도 불안하긴 한데…
에이, 별일 있겠나.
[피부장의 일기]
10/13 (금) 더 춥네…
오늘은 13일의 그묘일.
원래 그딴 거 믿는 사람 아닌데 아침에 모 여직원이 회사 전직원한테
메일을 날렸다.
요즘에도 행운의 편지 따위를 보내는 인간이 있다니…
열받아서 그 여직원한테 복수라도 할까 싶어
봉대리한테 폭탄메일 보내는 방법 좀 알려달라구 했더니 모른다면서
발뺌한다.
기획팀에서 컴퓨터 젤 잘하는 놈이 그걸 모를리가 없을텐데.
어쨌든 회사가 큰 계약 하나 놓친 거 빼고는 별다른 일 없이 넘어가는가
했더니…
젠장… 빨갱이가 노벨평화상을 받는 초유의 사건이 벌어지고 말았따.
박정희 대통령각하의 열렬한 신봉자였던 울 아부지가 나 어릴적 말씀
하시길,
대중이는 빨갱이니까 절대로 대통령이 되면 안된다, 고 하셨다.
내 그렇게 이회창이를 밀어줬건만 김대중이가 대통령되더니…
북한 가서 김정일이하고 손을 잡질 않나…
나라 경제가 파탄날 지경인데 북한에 쌀을 보낸다고 하질 않나…
하는 짓마다 난 빨갱이요, 라고 말하는 짓만 골라서 하더만.
결국 그 빨갱이짓이 인정받아서 노벨평화상을 받았단다.
요즘은 노벨상위원회에도 빨갱이가 많은 모양이다.
아… 13일의 금요일. 재수없는 일이 없진 않았다.
대한민국에서 처음으로 노벨상 수상자가 나왔을 때
좋아해도 모자랄 판에 뇌물주고 노벨상 받았다며 국가적 망신을 자초하던 사람들이 많더라. (아직도 그런 사람들이 많지 하긴)
그렇게 철썩같이 믿고 평생을 사는 사람들한테 뭐라고 해줄 말은 없고
그냥 이런저런 사람들 다 섞여서 사는 게 세상이라고 생각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