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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대리일기 아흔세번째

2008년 2월 10일

[봉대리의 일기]

4/17 (월) 이게 흐린거야 뭐야…

한창 봄날씨 같지 않게 춥더니
요즘은 더워질라구 그런다.
아침에 출근해서 회사에 딱~ 앉으면 후덥지근~하다.
4월이 꺾어지니 여름이 오려는 건가..
요즘 대한민국 기후가 많이 이상혀…
날씨가 따뜻해지니 사람들이 움직이는게 눈에 띄게 둔하다.
안그래도 둔한 황대리… 개구리는 한창 뛰어놀 시기건만…
모니터에 이마를 대고 킁킁(코고는 소리)거리기 일쑤고…
전유성 씨도 졸린지 자꾸 밖으로 나갔다 들어왔다 정신사납다.
피부장도 담배 물고 그릉그릉거리며 잠을 쫓으려는 모양…
오늘 히트는 모주라 씨였다.
앉아서 끄떡끄떡 졸다가 뒤로 확 넘어가는 바람에 (다행히 넘어지지는
않았지만) 갑자기 사무실에서 네 활개를 활짝 펴고 만세를 불러야
했다.
차라리 넘어졌으면 동정이나 받지…
그동안 이미지 관리 잘 해왔는데… 불쌍하군.
맞은 편에 앉은 전유성이보고 뒤로 확 제껴질 때 혹시 팬티 못
봤냐고 물어봤더니… 그냥 깜깜해서 잘 모르겠단다.
연륜을 더 쌓아야겠구먼… 그 호기를 놓치다니…
젠장 사무실에서 여태 졸았더니 정작 밤엔 안졸리네…

[피부장의 일기]

4/17 (월) 흐림

월요병.
춘곤증.
식곤증.
무기력증.
오늘 오후는 그야말로 잠과의 사투였다.
아침에는 그럭저럭 버틸만 했던 것이 점심 먹고 들어와 앉아있으니
저승사자 한놈이 모가지를 내리누르는 것처럼 졸음이 쏟아졌다.
옛날 대학입시 준비할 때 책상 위에 압정을 세워놓고 공부하던 기억이
새록새록 났다.
그때 졸다가 압정에 이마를 찍어버리길 수 차례…
결과적으로 이마에 빵꾸만 나고 대학은 떨어졌다.
오늘은 차마 겁이 나서 그런 흉한 짓은 못하고
대신 과감하게… 뒤로 제끼고 잤다.
자는데 갑자기 아침 회의때 이사가 오후에 사무실 돌아다니겠다고
한 말이 퍼뜩 생각났다.
앗! 안되지 그럼! 천근같은 몸을 일으켜서 담배 한대 피우고 들어오고
… 다시 나가서 커피 한잔 마시고… 근데 은은한 커피 향을 맡으니
그것도 졸리더라.
진짜, 혀를 깨물고 무릎을 꼬집어가며 쏟아지는 졸음과 전쟁을
치렀건만…
이사는 사무실에 콧배기도 비추지 않았다…
몰래 전화해봤더니 지 책상에서 졸고 있단다…
음… 계산상 실수였어…
젠장 그렇게 졸리더니 이젠 또 왜 안졸려…

SIDH’s Comment :
얼마전 술자리에서 “언제 나이 먹었다는 걸 느끼나?”라는 주제로 이빨을 까던 중
“수업시간에 졸 때”라는 의견이 나왔었다.
그러고보니, 내가 수업시간에 졸기 시작한 건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그 전엔 딴 짓을 하건 땡땡이를 치건 수업시간에 졸리진 않았는데
고3때는 졸리더라.

회사 다니면서도
처음 직장에서는 점심시간마다 사람들이 20~30분이라도 죽어라 낮잠을 자길래 왜 저러나? 그랬는데
직장생활 10년차 채우고나니 이젠 뭐… 출근하자마자 졸린다.

아 연휴 끝났네 일하기 싫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