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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대리일기 아흔여덟번째

2008년 2월 24일

[봉대리의 일기]

4/25 (화) 흐림

회사에 망조가 들 모양이다.
오늘부터 근무시간 시작 10분전에 전 사원이 국민체조를 하겠다고
어제 발표가 났다.
뭔 지랄이야?
결국은 출근시각을 10분 땡기겠다는 말로밖에 안들리는데…?
사장인지 부사장인지 모르지만 고단수를 쓰는군…
어쨌든 첫날부터 늦으면 죽여버리겠다는 피부장의 말같지않은 협박에
못이겨 10분이나 일찍 나왔다.
아~ 일찍 나왔더니 잠도 덜깨고 앉아있기가 불편하드만.
그래도 빰빠라빠라빠라빠라빠라밤~ 하면서 국민체조 음악이 시작되니까
어쩔 수 없이 일어나야지 뭐…
실로 몇년만에 해보는 국민체조냐… 차라리 국군도수체조가 더 기억이
잘난다.
가슴운동하고 팔다리운동에서 순간 헷갈렸는데 다행히 틀리지 않고
넘어갔다 흐흐흐…
아침마다 이 지랄을 할 생각을 하니 심히 피곤하누만.
이 지랄 떤다고 건강에 도움이 되기는 하는겨.
잠이 모자라 피곤하기만 하다 씨…

[피부장의 일기]

4/25 (화) 흐림

회사에 망조가 들 모양이다.
오늘부터 근무시간 시작 10분 전에 전 사원이 국민체조를 하겠다고
어제 통보가 왔다.
어쩔시구리 출근시각을 10분 앞당기겠다?
할일없는 총무부 사람들은 또 돌면서 체조 제대로 따라하나 안하나
검사나 하고 댕기겠지?
그 시간에 어디 화장실이나 가있어야겠다…
생리현상까지 통제할 꺼야 어쩔꺼야.
이렇게 마음먹고 출근했는데…닝기미…
화장실에 신문 들고 갔더니… 꽉차있었다…
빌어먹을 놈들… 잔대가리 굴릴 시간에 일이나 해라.
그래도 도로 돌아가기는 싫어서 신문 싸쥐고 누가 나오나 기다리고
있었다. 아는 놈이면 아주 변기에 목을 쳐박아버릴 작정으로…
밖에서는 국민체조 음악이 방송을 타고 짱짜라장짱 흘러나오는데…
조놈시키 음악 끝날 때까진 안나오겠찌… 끈질기게 기다렸다.
잠시후 음악이 끝나자… 그래도 한 30초 여유를 갖더니… 이사님이
문을 열고 나왔다.
둘 다 순간 흠칫놀랐다.
피부장… 여태 여기서 기다렸나?
네? 아 네… 너무 급해서…
그렇게 말하고 방금 이사가 나온 칸으로 황급히 뛰어들어갔다.
젠장… 그럼 그렇지… 이사 짬밥쯤 되니까 화장실에서 버티고
있겠지…
…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밖에서 이사의 당황한 목소리가 들렸다.
어이구 사장님…
옆칸에는 사장이 있었나보구만.

SIDH’s Comment :
첫 직장이었던 H백화점에서는
아침마다 국민체조를 정말 했었다.
지금도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걔네들 습성(?)으로 봐서는 하고도 남을.
H건설 출신들이 많아 유난히 빡빡하던 그 회사.
청와대도 내일부터 아침에 국민체조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