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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대리일기 백서른다섯번째

2008년 7월 20일

[봉대리의 일기]

7/26 (수) 날씨 모르겠는데…

창밖을 통 쳐다보질 않았더니 날씨가 어땠나 모르겠다.
그냥 뭐… 흐리지 않았을까?
흐린 가을하늘에에~ 편지를 써어~
가을이 아니구나 참.
피부장 꼬라지를 안보니까 일기 쓰면서 노래도 나오네.
워쨌건, 오늘은 박찬호 선발 경기가 있는 날.
피부장이야 당근 없고…
왠일로 유차장도 외부 손님이 오셔서 거의 하루종일 자리를
비웠기 땜시…
(유차장도 냄새를 풍기는걸…)
사내방송용 TV를 켜고 당당하게 사무실에서 박찬호 경기를
관전했다…
이런 여유… 야… 오늘 하루뿐이라는게 아쉽구먼.
아예 10시부터 업무에는 신경도 안쓰고 야구시합만 보고
있었는데…
아새끼덜이… 에러 에러 하면서 석점이나 줘버리네…
애당초 야구에 흥미가 없는 모주라씨는 일찌감치 자기 자리에
앉아서 이어폰 끼고 딴 짓하고 있고…
박찬호 팬이라는 지화자 씨는 (그러면서 야구 룰도 잘 모른다.
저번에는 홈런이 장외로 나가면 두점 주냐고 물어보더니…
오늘은 박찬호가 홈에서 아웃되는 장면을 보고 왜 발이 먼저
들어왔는데 아웃이냐구 하루종일 투덜거렸다…) 옆에서 으쌰
으쌰 소란스럽기만 하지 야구 관전에 방해 무지하게 됐다…
나름대로 바쁜 척하는 전유성 씨나, 황대리나, 오과장이나,
뭐 이런 친구들은 TV 앞을 간혹 기웃거려가며 자기 할 짓
하고 있었지만,
나는 굳건하게 TV 지킴이로서 자리를 잡고 앉아있었다.
내가 지켜주지 않음 박찬호는 진다아~
근데 젠장… 황대리가 커피 한잔 쥐어주는 사이에 박찬호가
또 한점을 실점했다.
도움이 안되는 새끼…
12시가 되기 전인데 벌써부터 밥먹으러가는 분위기를 조성하던
조과장이 오늘 기분이라며 자기가 쏜다고 외치는데…
나는 최소한 동점은 보고 간다며 자리를 지켰다…
어엇~ 그순간 동점홈런~
동점 됐으니까 빨리 가자구 막 끌어당기는데…
어째 금방이라도 역전할 거 같아서…
밥들 먹구 오시라구… 나는 남아서 박찬호를 지키겠나니…
선언하고 계속 눌러앉았다.
다들 밥먹으러 보내고 혼자 사무실 지키니 되게 썰렁하네.
어쨌든 내가 지켜줌에도 불구하고 박찬호는 다시 무사 1,2루의
위기를 자초하고…
그래두 어렵게 그 회에 점수는 더 안내주고 끝냈다.
그리고 다음 회에서… 드디어 역전! 역전을 시키고 말았다!!!
그때 되니까 직원들이 밥먹고 돌아오는데…
아니 봉대리 아직도 밥 안먹었어?
역전했어! 역전!!!
밥이고 나발이고 소용없었다.
근데 9회에 마무리로 제프 쇼가 나오더니…
또 외줄타기같은 위험한 쇼를 시작한다.
우쒸 조 새끼는 통 정이 안간다니까…
그래도 결국… 사람 애간장은 잔뜩 녹여놓고 6:4로 이겼다.
이기고나니까…
배고프네…

SIDH’s Comment :
경제가 어려울 때마다 잘한다는 박사장.
요즘은 다저스로 되돌아가서 좀 부활하는가 싶더니
뭐 좋게 보면 워낙 구위가 좋은데다 활용도가 높아서 다시 불펜으로 되돌아갔다지.
왠지 올해는 저렇게 선발 & 불펜 왔다갔다하다가
내년에 다른 팀에서 선발 보장해준다고 해서 달랑 옮겼다가
그 팀가서 죽쑬 것 같은;;;
그래도 일단 올해는 잘해라 박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