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초니까 연례행사처럼 영화 관람 관련 정리를 해보자스라. 계속 그래왔지만 내가 보고싶었던 영화, 그리고 딱히 보고싶었던 건 아닌데 보게 된 영화, 이렇게 두 편 나간다. “보고싶었던 영화”라는 기준은 내가 매주 개봉영화 촌평을 쓸 때 별점을 셋 이상 준 영화로 한다.
별다섯개 – 극장에서 영화를 본 후 나중에 비디오나 DVD를 구입해서 계속 보고 싶은 영화
별네개 – 극장에서 개봉할 때 바로 가서 보고싶은 영화
별세개 – 극장 가서 보긴 귀찮고, 나중에 비디오나 DVD 나오면 빌려보고싶은 영화
별두개 – 일부러 빌리고 그러기도 귀찮고, 나중에 TV에서 틀어주면 보고싶은 영화
별한개 – 왠만하면 보고싶지 않은 영화
위와 같은 기준으로 별을 매겨왔기 때문에 대충 별을 세 개 정도 줬으면 영화를 보고싶은 생각이 적극적으로 있었다…는 건데, 올해는 요상하게 별점을 짜게 줘서 세 개 이상 받은 영화가 달랑 세 편에 불과하다. 2008년의 여덟편에 비하면 확 줄어든 숫자인데, 2007년에는 다섯편이었으니 뭐 다 고만고만하다 그렇게 볼 수도 있겠다.(하지만 별 세 개 반이나 네 개를 받은 영화가 한 편도 없기는 처음-_-)
그렇다면 나름 대작들이 쏟아졌다고 하는 지난 2009년에 겨우 내 눈에 들어온 그 “달랑 세 편”은 무슨무슨 영화였느냐.
슬럼독 밀리어네어
개봉일 : 2009년 3월 19일
개봉 당시 별점 : 별 세개
봤음
아카데미를 휩쓸었다는 이유로 보고 싶어진 영화가 참 오랜만이긴 한데, 영화가 생각만큼 괜찮긴 했지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왜들 그렇게 좋아해주셨는지는 솔직히 이해불가. 어쩌면 미국인들 관점에서 잘 이해가 가지 않는 인도의 이야기라서 더 그렇게 열광했는지도 모르겠다. 원작소설이 훨씬 감동적이라니 그거나 도서관에서 빌려 읽어봐야겠다…그랬는데 아직 못읽어봤다.
트랜스포머 : 패자의 역습
개봉일 : 2009년 6월 24일
개봉 당시 별점 : 별 세개
봤음
전작 <트랜스포머>는 별 두 개반 줬었는데… 스토리야 개판이라고 치더라도 볼거리는 확실했던 면이 있어서 속편은 좀 기다려지더라. 여전히 볼거리는 확실했고,(더군다나 극장에서 봐줬더니 더 좋고) 스토리는 더 산으로 가고, 배우들은 왜 저러는지 모르겠고… 혹시 3편이 나온다면(안나올리가 없을 것 같지만) 그때는 다시 별 두개반 정도 줄 생각(현재까지는).
해리포터와 혼혈왕자
개봉일 : 2009년 7월 19일
개봉 당시 별점 : 별 세개
봤음
해리포터 시리즈는 이제 그냥 나오면 당연히 보는 수준이라 습관적인 별점. 솔직한 기대심리는 별 두개만도 못했다. (실제 기대치가 낮아서인지 영화를 봤어도 남들만큼 실망스럽지도 않더라) 다만 이제 마지막 2편 남았는데, 마지막 이야기기도 하지만 책 한 편을 영화 두 편으로 나눠서 나오는 거라 지금까지 나온 넘들보단 좀 짜임새도 있을 것 같고, 실제 기대치가 좀 높아질라고 하는 중.
다음 편에서는 내가 별 세 개 이하를 줬지만 어쨌든 보게 된 영화들만 열거할텐데, 그래서 미리 말해두는데 <해운대>와 <박쥐>는 없다. 별도 짜게 줬고 보지도 않았기 때문.
남편한테 휴가받아 <나인> 개봉일에 보고 왔는데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영화이고 이탈리아 풍광도 나오고 해서 재미있게 봤어요. 뭐, 2년만의 극장구경이라 더 그랬는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