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대리의 일기]
12/22 (수) 날씨 어슷비슷…
크리스마스가 코 앞으로 닥쳤는데 상황은 나아진 게 없다…
오늘은 진짜 나이트로 한번 진출해볼까 했는데… 통장에 남은 돈을
보니 샐쭉해져갖구…
어제 명함받은 웨이타 와이에쑤한테 연락쌔려서 확실한 부킹을 책임
지도록 하려고 했는데… 씽.
황대리는 나한테 풀려난 게 좋은지 뭐 마누라 선물 사러간다고
들썩들썩한다. 뭐 임신하고 첫 크리스마스니까 존 걸루 사줘야
된다나.
맨날 상상임신 땜에 속아서 결혼했다고 우기는 놈인데 이럴 때 보면
세상에 둘도 없는 애처가처럼 행동한다니까. 가증스러워 진짜.
지화자 씨가 백화점 고객센터에 근무하는 친구가 나눠줬다면서
할인상품권을 떼거리로 뿌렸기 땜시 사무실이 한바탕 난리가 났었다.
크리스마스 대목이라 정기 세일은 아니고 (올려받음 모를까…)
로얄고객에게만 주는 할인권이라나. (할인권은 무슨… 기껏해야
제 값 받고 팔겠지… 할인권 없는 사람은 올려받고…)
일단 주길래 하나는 받았는데… 뭘 사노? 썩이기는 아깝고.
양말을 안빨고 계속 신고 다녔더니 냄새가 좀 나는데 이번엔 양말이나
살까.
크리스마스에 양말이라… 어울리는 것도 같고.
그래그래 팬티는 한 달만 더 입고… 이번엔 양말을 사자.
[피 부장의 일기]
12/22 (수) 날씨 몰라…
크리스마스인지 구리수마수인지 별 것도 아닌 게 있어갖구…
직원들 들떠서 일도 안하고… 다행히 연말 분위기에 편승되갖구
회사에 일이 없기에 망정이지…
지난 주 루머사건으루다가 올해 재수없었던 일은 대충 액뗌이 된다고
치기로 하고… 나도 슬슬 연말 준비를 해야겄구먼.
지방에 계신 부모님한테 드릴 선물도 준비해얄 거 같고…
쪼매난 아새끼들 크리스마스라고 깩깩거릴테니 것들도 선물 좀 사줘야
겠고… 에이씨 연말은 이래저래 돈만 많이 나간다니까…
마침 지화자 씨가 친구한테 얻었다며 백화점 할인상품권을 줘서…
그거 갖구 어케 때워봐야겠다.
젠장 할인도 얼마 안되네. 일단 손님만 많이 끌어들여갖구 장삿속이나
챙길라는 음모가 분명해.
구래도 없는 것보다야 나을테니… 낼 한번 백화점이나 들러봐야지…
아부지 어무니는 요즘 맨날 현금이 좋다고 우기시는데… 음… 현금이
더 지출이 커서… 생각은 좀 해봐야겠는걸…
고삐리 딸년은… 얌전하게 시집 같은 거나 읽으면 좀 좋아… 맹
춤이나 추러 댕기고 노래나 부르고… 어디 음반 파는데 가서 CD나
사다줘야겠다. 에조때 뭐 그런 그룹이 인기라던데… 이름도 조까치
지어놨구먼… 조때라니…
중삐리 아들놈은 정말 책이나 사줘야지… 책이 편해 고민 안해도
되고… 근데 뭐가 좋을까… 요즘 뭐 서 모시기라는 탤런트가 쓴
책이 인기라던데 뭐 그런 거 사주면 되겠지… 짜식도 누나라는 년하고
별 다를 바가 없어서 연예인이라면 사죽을 못쓰니까… 대충 되겠지 뭐.
에이… 나 선물 사주는 놈은 없나…
크리스마스는
애인하고 노는 날이라기보단
가족끼리 선물을 주고 받는 날.
이런 말을 하고 싶어서 쓴 에피소드가 아닌가 싶은.
별 재미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