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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SIDH의 유럽여행 마지막날 / 귀국

2003년 8월 23일

2003년 8월 16일 토요일

아침에 일어나서 찬물로 세수하는데 어깨가 사르르 떨리더만.
이제야 제대로 된 유럽날씨가 된 모양…
젠장 일주일내내 폭염에 시달리고 막상 떠날려니 날씨가 풀려?

짐은 대략 어제 다 챙겨놨고 부모님 선물만 사서 넣으면 되므로
형과 함께 선물 사러 나감.
(부모님이 돈 대줘서 온 여행이므로… 선물 안사갔다간 공항에서 옆구리 걷어채일지도 모름)
가다가 식당에서 계란후라이에 햄 곁들인 아침식사 하나 때리고.
함부르크에 제법 큰(사실은 싼) 백화점에 갔음…

베르사이유에서도 장식품 몇 개 샀는데
그것 말고 어머니 아버지 드릴 선물 몇 개 따로 샀음…
아버지 스웨터를 사려고 매장에 가서 사이즈를 봤더니…
헉… 나한테도 약간 클 것같은 사이즈가 중간사이즈였음…
(오며 가며 독일인들 크다는 건 익히 느껴왔지만… 이렇게 또 확인사살을 하나)
게다가 산 물건들을 따로 포장해주는 곳이 있다고 해서 가봤더니
무슨 거인병 걸리다 만 것처럼 덩치가 커다란 아줌마가 나타남.
그 큰 손으로 휙휙 물건을 싸는데… 불안하더만.

독일 도착하던 날 작살이 나버린 손잡이를 대신할 가방끈도 하나 사서
집으로 돌아와 마지막 짐정리를 시작.
워낙 큰 가방에 입던 옷하고 선물 조금 넣었더니 덜렁덜렁함.
형이 안입는 옷이라며 두꺼운 겨울옷을 마구 집어넣었더니 겨우 덜렁거리지는 않음.
공항에 일찍 도착해야되므로 옷챙겨입고 가방 끌고 출발…
함부르크 공항으로 가는 버스를 타려면 오스도르프역인가로 가야되는데…
지하철을 타고 한 정거장 갔더니… 뭔 사고가 났는지… 다 내리라고 함…-_-; 기차가 더 안간다고…
할 수 없이 도로 중앙역으로 돌아와… 다른 노선으로 빙 돌아서 감…
그 바람에 한 30분 까먹었음…


함부르크 Fuhlsbuettel 공항

공항버스를 타고 공항에 도착한 시간이 12시45분쯤… (원래 계획은 비행기 출발 두시간 전인 12시 15분 도착이었음)
티켓팅 하러 기다리는데 또 한 30분…
큰 가방을 실어보니 15kg… 감개가 무량하구만…
보딩패스 두 장 받아서 한 장은 손가방에 넣고…
공항에서 쵸코렛 하나 사서 넣고… 입장할 때까지 시간이나 때우려고 공항을 돌아다니는데…
왠 독일인이 다가와 사진 좀 찍어달라고 부탁…
그러마고 했더니 한국인이냐고 묻더군…
그렇다고 했더니 대뜸 하는 말 “감사합니다”
왠일인가 싶었는데 그 독일사람 일행이 한국사람이더만…
그 사람들은 어 한국사람이시네 하고 반가워라 하고…
형이 카메라를 들고 ‘원, 투, 쓰리’를 외치니까
왠 미국넘이 ‘포~’하면서 지나가더군.
하여튼 미국넘들은~

1시40분쯤에 형하고 작별하고 안으로 입장.
탑승게이트로 가보니 2시15분 비행기인데 아직도 입장을 안하네.
한참을 앉아서 기다리니 2시 5분이 넘어서야 입장 시작.
나머지는 뭐… 암스테르담에서 함부르크 올 때랑 너무 똑같아서 굳이 말할 필요 없을 것 같음…
(승무원 남자 하나 여자 하나… 남자가 와서 샌드위치를 cheese 할 거냐 salmon 할 거냐 물어보고… 또 음료수 뭐 할 거냐고 해서 ‘워터’달라고 하고…)


암스테르담 Schiphol 공항 안내도

암스테르담 공항에 내린 시각이 3시 15분…
4시50분 비행기니까 아직 1시간 반정도 남았네…라고 생각하고
직장동료 및 기타 아는 사람들 선물 몇 개 더 살까 하고 면세점을 기웃기웃…
그러다가 지난번에 통과했던 여권검사대를 지나갔는데…
이번엔 뭐 망설임없이… 여권이랑 패스 내밀었더니
그 머리짧은 아자씨가 뭐라고 중얼중얼하더니 나보고 옆으로 가있으라고 손짓…
뭐야 씨붕…
다음 사람 오라고 부르니 앞에다 대고 물어볼 수도 없어서 옆에 가서 섰더니
다른 직원이 와서 또 내 여권을 보고 뭐라고 막 떠들어댐.
알아들을 수가 있나.
자식이 눈치를 채고 (얼른 눈치챘어야지) 영어할 줄 아냐고 물어보길래 못한다고 그랬음. (못하지 뭐… 솔직히)
그러니까 설명 포기하고 여권을 펼쳐주며 그냥 여기다 사인하라네.
옹? 여권의 서명란에 내가 사인을 안했었네??
그런데 지금까진 왜 무사통과된겨???
사인을 해줬더니 오케이, 하면서 그냥 가라고 손짓.
영어 할 줄 안다고 했으면 막 따졌을지도 몰라…

탑승게이트로 가보니 한국사람 바글바글… 당연하지 서울행인데.
그런데 어? 4시50분 출발이고 지금은 4시밖에 안됐는데 벌써 탑승하고 있었음.
뭐 그래봐야 4시반쯤까지는 탑승하겄지… 하고 면세점에 가서 한참 구경하다가
암스테르담 공항에서 젤루 흔한… 나막신모형을 4개 샀음. (팀원들 주려고…)
아직 탑승시간 안됐으면 좀 더 둘러볼까 하고 공항 모니터를 보니
내가 탑승할 비행기가 Gate is closing… 이라고 나오는거 아닌감.
우씨 아직 출발시간까지는 30분도 더 남았는데…
어쨌거나 문닫는다니까 열라 뛰어가서 비행기는 무사히 탔음.
올 때랑 똑같은 비행기, 똑같은 좌석이었음.


암스테르담 Schiphol 공항 안내 데스크

비행기 안에 한국사람만 바글바글하니까 그것 참 기분 이상하더만.
어쨌거나 좌석 확인하고 가방부터 올려놓는데
옆자리에 앉아있던 아자씨(한국사람)가 “혼자 가세요?”라고 물었음.
그렇다고 했더니 자기가 마누라랑 헤어져서 앉았다고… 좀 바꿔주시면 안되겠냐고…
자리가 어디냐고 물었더니 저 뒤에서 왠 여자가 나한테 손을 흔드네. (언제 봤다고…)
상관없다고 그러시라고… 그러구서 맨뒷자리로 가서 바꿔앉았음.
(안바꿨으면 화장실 바로 옆자리… 별로 좋지 않았음)

앉아서 차분하게 둘러보니 아줌마아저씨 단체관광객 우르르하고… 애들 단체관광객(관광객이 아니고 연수생이었는지도 모르지만) 우르르하고… 그렇게 타서 무지하게 시끄러웠음.
(왜들 그렇게 자리를 바꿔앉으려고 하는지… 특히 애새끼들)
한번 타봤기 땜시 뭐 더 신기한 것도 없고 해서 그냥 조용히 앉아있었더니 비행기 알아서 뜨더군…

갈 때는 바람을 타고 가는지 한시간 덜 걸리데. 도착예정시간(서울시간) 아침 9시 40분… (약 9시간 50분 걸리는 셈)
시계를 독일시간에서 서울시간으로 맞춰놓으니 밤12시… 가만 그럼 이제 잘 시간인데… 아니쥐… 먹고 자야지…
가만히 머리를 굴려보니 지금 저녁을 주고… 그리고 취침했다가… 서울 도착하기 전에 아침을 줄 것 같았음… (어쩌면 중간에 밤참으로 지난번에 줬던 라면!을 줄지도)

담요 둘러쓰고 음악 듣고 있었더니 역시나 기내식이 나왔음…
근데 이번엔 beef or pasta? 라고 물어보더만…
어 메뉴가 다양해졌네? 그럼 저녁은 비프 먹고 아침은 파스타 먹어야쥐~
그래서 비프 시켰더니 우쒸… 지난번에 먹은 그 덮밥이었음.
그럼 라이스라고 하던가~
이번엔 케이크가 별로 시금털털하지 않아서… 밥에다 고추장 비벼먹었음. (이번엔 김치 안주데…)

물 몇 잔 먹고 (여전히 워러 못알아들음…) TV에서 틀어주는 영화 <리크루트> 보다가 잤음…
<리크루트> 배우 괜찮고 “출.비.여”에서 조금 보여주는게 흥미진진해서 그냥 봤더니…
우쒸… 그런 결말은 나도 쓰겠다… 뭐야 뻔하게… 잠이나 잘껄…
다음 푸로로 <니모를 찾아서>를 해주는데 조금 보다가 그냥 자버렸음…(한국말 더빙이 아니었음)
중간에 라면 주는 낌새가 느껴져서 퍼뜩 깼음… 정말 라면 주더군.
그런데 이번엔 삼양라면이 아니고 무슨 영어로 잔뜩 쓰여진…
먹어봤더니 얼큰하질 않고 된장국 맛처럼 밍밍한게 무슨 일본수출용라면이 아닐까 싶은…
어째 귀국길이 순탄하지 않은 것 같은…
암튼 자다깨다 자다깨다 하면서 <브링 다운 더 하우스> 영화까지 결국 다 보고 (자다깨다 했지만 줄거리 하나도 안놓쳤으니 그게 다 본 거지 뭐… 잠을 자긴 한건가 몰라)
영화 보는데 아침을 주길래 파스타 쪽으로 기대를 했더니 묻지도 않고 그냥 주네… 아침은 지정메뉴였음 -_-;
밥도 아니고 무슨 시금털털한 채소를 갈아서 날고기랑(삶았는지도 모르지만!) 이름모를 걸죽한 거랑 숟가락으로 휙휙 비벼서 먹으라고 주는데
개밥인줄 알았음…
그래도 그걸 다먹었으니… 새삼 느꼈는데 나도 참 안가리고 잘 먹는 것 같음…
근데 왜 생굴은 못먹을까…

식사 마치고 치우고 나니 시계가 대략 8시반쯤…
1시간 정도만 더 가면 서울인데 잠은 제대로 못자서 몸만 찌뿌등하고…
비행기는 예정보다 조금 늦게 (원래 예정시각보단 조금 빠르게) 9시45분 서울 착륙…
입국신고서 제출하고… 짐 찾고… (짐 더럽게 늦게 나왔음) 문으로 가는데
나는 세관검사 뭐 이런거 할 줄 알았는데… 직원들이 나는 거들떠보지도 않더만…
이럴줄 알았으면 뭐라도 좀 숨겨갖구 올 걸 그랬나-_-;

나머지 이야기는 뭐… 공항에서 차타고 집에 들어간 이야기므로
이상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