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여행 넷째날이면서 마카오로 넘어가는 첫날.
(사실상 마카오 구경은 오늘 하루밖에 안하는 거라 첫째날 둘째날 의미가 없긴 함)
오늘 마누라 친구 남편이 출근하기 전에 일어나지 못하면 며칠 신세만 지고 인사도 못하고 떠나게 되므로
(7시 전에 출근하시니) 6시40분쯤에 알람 맞춰놓고 잠들었었는데
6시30분쯤에 혼자 그냥 눈이 떠졌음.
다시 더 자봐야 금방 알람 울릴 거 같고 별로 피곤하거나 졸리지도 않아서 그냥 일어나서 핸드폰 알람 지우고
대충 씻고 나가서 출근 준비 중인 마누라 친구 남편과 인사 나눴음.
일찍 일어난 김에 찍어본 홍콩의 일출. 10분만 일찍 찍었어도 그림이 더 괜찮았었는데.
같은 생각을 했는지 마누라도 벌써 일어나 있어서
마누라 친구 남편 출근하기 전에 악수하면서 신세만 잔뜩 지고 간다고 인사했음.
나중에 서울 오면 식사라도 같이 하시자고 했더니 서울 가면 당연히 또 뵙는 거고
홍콩에 1년 이상 더 있을 거니까 그 안에 언제라도 또 놀러오시라면서 출근.
그렇게 인사치레하면 난 진짜로 또 올건데?
소윤이 친구 등교하기 전에 소윤이도 깨워서 둘이 인사시키고
마누라 친구와도 인사하고 헤어졌음.
우리가 집을 나가야되는데 그 집 식구들이 먼저 집을 나가는 게 좀 이상한 상황이긴 했지만 어쨌든.
씻고 옷 갈아입었으니 입었던 옷이랑 세면도구 다시 가방에 챙기고
놓고 가는 것 없나 살펴본 후에 3박4일 잘 지냈던 마누라 친구 집과 이별.
올 때처럼 큰 캐리어 2개에 세 식구가 배낭 하나씩 다 짊어지고 (소윤이도 자기 가방 메고 왔음) 가야되는데
지하철역에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가 없다보니 캐리어를 들고 계단 내려가기가 좀 부담스러워서
아파트 앞에서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마카오 페리 터미널까지 가기로 했음.
그 전에 마누라 친구한테 받은 퍼시픽커피라는 커피전문점 쿠폰이 있어서
안쓰고 가면 섭섭하니 아파트 근처 퍼시픽커피 매장에 가서 커피 한 잔 사먹음.
그러고나서 버스를 타려고 정거장으로 가서 노선을 살펴보자니
어제 스탠리 가기 전에 노선도를 살펴볼 때 마카오 페리 터미널 행 버스가 있어서
저걸 타면 터미널까지 금방 가니까 지하철 타는 것보다 낫겠네, 생각했었는데
지금 자세히 보니 이게 그냥 센트럴 근처(페리 터미널이 센트럴 근처이긴 함)에 서는 거지 터미널 앞에 딱 내려주는 건 아닌 듯 했음.
정확한 길도 모르는데 괜히 버스 탔다가 무거운 짐 끌고 헤매기만 할 수도 있어서
(솔직히 나 혼자면 그래도 가는데, 식구들이 있으니)
그냥 택시 타고 가기로 했음.
택시 타는 곳도 어차피 버스정류장 코 앞이고, 첫날 아파트 올 때 요금을 내봤으니 얼마인지도 대충 알고.
바로 택시 잡아타고 마카오 페리 터미널 가자고 했더니 택시기사가 오케이 하고 바로 출발.
사실 마카오가는 페리 터미널이 몇 군데 있어서 엉뚱한 곳에 내려놓는 건 아닐까 걱정이 되긴 했는데
뭐라고 설명하고 그럴 수도 없어서 (홍콩 택시기사들 영어 잘 못함. 나도 잘 못하지만) 그냥 앉아있었음.
(정확히는 우리가 가야할 곳이 홍콩-마카오 페리 터미널이고, 차이나 페리 터미널이라는 게 구룡반도 쪽에 또 있음)
그런데 생각 못한 게 홍콩의 교통체증.
해안도로 들어서자마자 차가 막하기 시작하는데 잘못 선택했구나 싶었음.
도착시간도 예상보다 늦고 요금도 예상보다 많이 나올 거 같아서.
서울 올림픽대로 막히듯이 차가 거북이 걸음으로 북북 기어가더니
그래도 걱정했던 것보다 많이 늦지는 않게, 정확히 우리가 가야했던 페리 터미널에 도착.
(요금도 어찌된 영문인지 올 때 냈던 요금과 많이 차이나지 않음)
셩완에 있는 순탁센터. 마카오로 가는 페리 터미널이 이 건물 안에 있음. (사진은 dreamtime.com에서 가져옴)
이제는 마카오 가는 페리 티켓을 사야함.
보통 홍콩에서 가는 마카오행 페리가 도착하는 터미널이 2개 있는데
하나는 마카오 페리 터미널이고, 다른 하나는 타이파 페리 터미널.
마카오 페리 터미널은 마카오에서도 마카오 반도쪽(북쪽)에 있고,
타이파 페리 터미널은 마카오 반도 아래 타이파섬에 있음. (섬인데 다리로 연결됨)
우리는 숙소를 타이파섬 쪽에 잡아놨기 때문에 타이파로 들어가는 게 유리함.
(페리는 마카오반도로 가는게 훨씬 자주 있긴 함)
또 마카오 들어가는 페리가 터보젯, 코타이젯 2종류가 있는데
터보젯은 주로 마카오 페리 터미널로 가고 (가끔 타이파로 가는 게 있음)
코타이젯은 주로 타이파 페리 터미널로 감. (가끔 마카오로 가는 게 있음)
우리는 일단 타이파로 갈 생각이라서 코타이젯 티켓을 알아보고,
혹시 시간이 안맞으면 터보젯으로 갈 생각이었음.
(코타이젯은 30분마다 운행하고, 터보젯은 15분마다 운행해서 터보젯이 더 타기 쉬울 거라 생각)
그런데 왠걸, 터미널쪽으로 올라가보니
터보젯 티켓 파는 곳이 북적거려서 쉽게 눈에 띄었는데 12시 티켓을 팔고 있었음.
(아직 11시도 안된 시간인데…)
올 때 생각하기론 11시 배는 타기에 조금 빠듯하고 11시30분 정도면 괜찮겠다 싶었었는데 12시는 너무 늦잖아.
코타이젯도 표가 없는 게 아닌가 싶어서 부랴부랴 찾아봤는데 코타이젯 티켓부스는 눈에 잘 안 보임.
안내표지판을 보면서 더듬더듬 찾아가보니 터보젯 티켓부스에서 한참 안으로 더 들어가서야 찾을 수 있었음.
코타이젯 티켓부스. 터보젯과 달리 묘하게 구석탱이에 있음.
(사진은 tripadvisor.com에서 가져옴)
제발 11시30분 표가 남아있어라 기도하면서 줄을 섰는데 내 앞 사람이 표 사는데 뭔가 엄청 오래 걸림.
(하여튼 이번 여행에서 줄서는 운은 거의 최악이었음)
겨우 내 차례가 와서 또박또박 “타이파 갈 거고” “어른 둘에 아이 하나” “편도”라고 설명해주니
직원이 영어로 뭐라고 씨부렁씨부렁 하는데 써틴(13)이라는 단어가 들림.
우와 터보젯은 12시 출발이더니 코타이젯은 1시 출발이야?
무지막지하게 절망해서 써틴?하고 되물었더니 얘가 종이에 11:30이라고 써서 다시 보여줌.
써티(30)였구나.
일레븐 써티 오케이 해줬더니 (당황하고 경황없으니 영어가 단순해짐) 키보드로 뭘 팍팍 치기 시작함.
이 시점에서 어젯밤에 할인된다고 해서 깔았던 앱을 실행해서 아무말없이 직원에게 내밀었더니
얘도 아무말없이 그걸 받아서 그 앱에서 혼자 막 뭘 함.
한참을 뭔가 하더니 다시 영어로 막 떠드는데 대충 알아들은 게 아이는 할인이 안된다는 거 같았음.
그 얘기는 어제 카페에서도 본 것 같아서 오케이 해줬더니 여권 달라고 해서 여권 주고
최종적으로 티켓 받아서 금액 확인해보니
원래 요금이 얼마인지 정확히는 확인해보지 않았는데 최소한 합계 100달러 이상은 할인받은 가격이었음.
급하게 얻은 정보인데 꽤 쏠쏠한 혜택.
이제는 페리 타기 전에 옥토퍼스 카드를 환불받아야 함.
내일은 타이파 페리 터미널에서 바로 홍콩공항으로 가는 페리를 타고 그대로 출국하는 일정이라
(쉽게 말하면 페리에서 비행기로 환승하는 개념)
이제는 홍콩 시내 교통용인 옥토퍼스 카드가 필요없기 때문.
(홍콩공항 안에서는 환불받을 방법이 없다고 함)
마누라랑 소윤이는 코타이젯 표파는 곳 앞에서 기다리도록 하고 나 혼자 터미널 지하에 있는 셩완역으로 뛰어갔음.
솔직히 지하철역 위치도 몰랐고 환불받는 창구 위치도 몰랐는데
운이 좋았는지 코타이젯 부스에서 에스컬레이터 타고 그대로 내려가니 바로 셩완역 입구가 나오고
길 따라 쭉 가보니 바로 환불받는 창구가 나옴.
사실 정확히는 옥토퍼스 카드를 파는 곳이고 환불도 해주는 곳인 건데
마카오 가는 사람들은 다 여기서 환불받는지 줄서있는 사람들이 다 환불하려는 사람들임.
무사히 환불해서 마누라랑 소윤이 기다리는 곳으로 가보니 시간이 11시10분 정도.
미리 찾아본 정보에 따르면 큰 짐은 부쳐야 하는 것 같은데(수화물 무게 제한이 있었음) 어디서 어떻게 해야되는지 전혀 모르겠어서
그냥 남들 따라서 캐리어 질질 끌고 페리 타는 곳으로 갔음.
가면서 다른 사람들을 보니 우리처럼 큰 가방 끌고가는 사람도 있긴 있는데 대부분 큰 짐이 없음.
내려오기 전에 먼저 짐을 부쳤어야 되나 고민하면서도 그냥 사람들 따라 갔음.
중간에 티켓 검사하고 여권 검사하는 공간이 있었는데 거기서도 딱히 짐 부쳐야된다 아니다 그런 말도 없어서 그냥 배 타는 곳 앞까지 도착.
딱 고 앞에서 페리 티켓을 보여달라고 하더니 좌석번호를 스티커로 붙여줌.
아직 배로 연결된 탑승구 문은 잠겨있고 그 앞 대기실에 사람들이 잔뜩 모여있는데 앉을 자리도 없음.
한 십여분 이상 기다릴 것 같아 난감했는데 다행히 몇 분 안기다려서 탑승구 문이 열림.
캐리어 끌고 낑낑거리며 배에 탔더니 승무원이 티켓 확인하고 자리 있는 방향을 손짓해줌.
뒷편에 캐리어 모아두는(?) 곳이 있어서 거기에 캐리어 2개 다 놔두고
세 식구가 나란히 자리에 앉음.
자리가 창가가 아니라 중앙통로쪽이라서 딱히 바깥에 볼 것도 없고… 그랬음.
페리 내부가 대충 이렇게 생겼음. (사진은 barcaferry.com에서 가져옴)
페리가 정확히 11시30분에 출발했는데 창가가 아니니 이게 어딜 가는건지 마는건지 알 수가 없음.
마카오까지는 거의 1시간(50분 정도?) 걸린다기에 심심해서 마카오 여행안내 책자나 뒤적거리다가
배가 꿀렁거리니 멀미기운도 살짝 있고해서 (마누라는 좀더 심했고) 눈감고 자는 척도 하다가 말다가
그러는 와중에 마카오 도착.
페리를 내려서 사람들 따라 우르르 걸어가서 건물 안으로 들어가니 입국수속하는 곳.
줄이 한참 길어서 지루하게 기다리면서 조금씩 이동하던 중에
마누라가 밀고 가던 큰 캐리어가 바닥의 홈에 걸리면서 뒤뚱하는 바람에
캐리어가 앞으로 쓰러지면서 잡고있던 마누라와 소윤이까지 같이 넘어지는 사고 발생.
깜짝 놀라서 소윤이부터 일으키고 마누라와 캐리어를 일으켜 세웠는데
다행히 소윤이는 놀라기만 했지 다친데는 없어보였음.
차례차례 입국수속 마치고 페리 터미널 바깥으로 나와서
내일 타고나갈 페리 티켓을 사러 이동.
마카오에서 홍콩공항으로 바로 가서 비행기로 환승하려면
비행기 출발시간보다 최소한 3시간 먼저 출발하는 페리를 타야되고
그 페리 출발보다 1시간은 먼저 와서 탑승수속을 해야된다고 해서
비행기 출발시간 13시55분 -> 페리 출발은 10시30분 -> 터미널 도착은 늦어도 9시30분, 이렇게 역산해보니
아침에 일찍 와서 티켓을 사려다가 해당 시간대가 매진됐다거나 그런 일이 발생하면 비행기를 못탈 수도 있으므로
아예 맘편하게 미리 사놓기로 한 거였음.
(그리고 10시반 페리를 타면 13시55분 비행기로 환승하는게 과연 가능할지 – 인터넷에서 안된다는 후기도 있어서 – 물어볼 생각도 있었고)
타이파 페리 터미널. 임시터미널이라 그런지 뭔가 허름하고 시골스러움.
(사진은 wikipedia.com에서 가져옴)
티켓 파는 곳(겸 체크인 하는 곳)에 줄을 섰는데 이번 여행의 줄 잘못 서는 운이 여기서도 적용.
다른 쪽은 줄이 쭉쭉 빠지는데 내 앞의 앞에 서있던 아저씨만 티켓 사는데 한참 걸림.
그러다가 결국 옆줄이 다 빠져버려서 그쪽 줄로 이동.
직원에게 비행기 티켓을 보여주니 10시반 페리를 타면 된다고 해서 그 시간으로 티켓 구입.
자자 이제 한 시름 덜었으니 호텔로 가자~
터미널 바깥으로 나오니 호텔로 가는 셔틀버스 승강장이 주르르 늘어서있음.
마카오는 왠만한 관광지에는 다 호텔 셔틀버스가 있는데
호텔 숙박객만 태우는게 아니라 카지노 이용객도 태우기 때문에 숙박여부 묻지도 않고 그냥 공짜로 태워준다고 함.
그래서 여행 계획만 잘 세우면 마카오에서는 교통비 한푼도 안들고 관광할 수 있다나.
어쨌거나 우리는 호텔 숙박객이기도 하니 예약한 호텔 셔틀버스를 찾아가서 탔음.
타자마자 버스에 있는 와이파이가 잡혀서 인터넷이 됨.
(홍콩에서 산 유심카드로 마카오에서 인터넷하려면 따로 설정을 해야되고 그래도 하루 40MB만 쓸 수 있다고 해서 왠만하면 와이파이 잡아서 인터넷 할 계획이었음)
그런데 와이파이가 잡히자마자 카톡으로 어제 받았어야 할 메시지 – 주로 내용들이 생일 축하였기 때문에 – 들이 주르륵 들어옴.
어제도 인터넷은 계속 됐었는데 왜 카톡은 안들어오다가 이제서야…?
하여튼 아버지 포함 여러분들의 생일축하 카톡을 뒤늦게 확인하다보니 모르는 이름이 보낸 생일축하 메시지가 하나 있었음.
마누라한테 보여주며 잘 모르는 이름인데 생일축하 메시지가 왔네? 했더니
장모님이 보낸 거라고.
장모님이 스마트폰으로 바꾸신지 얼마 안돼서 카톡 친구가 안되어있다보니.-_-;;
(성+이름으로 나왔으면 그래도 알았을텐데 이름만 있으니 금방 알아보지 못한 것도 있고;;)
아무튼 셔틀버스 타고 한 10분? 달리니 금방 호텔 도착.
타이파 지역에 호화찬란한 호텔 많다고 그러더니 경치 자체가 남다르더구만.
호텔에는 도착했는데 여기가 세 호텔이 연달아 있는 곳이라 우리가 묵을 호텔을 찾아서 또 한참 걷기는 했음.
그래도 호텔 로비에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으로 꾸며진 공간도 있고 해서 소윤이가 조금 흥이 나기 시작함.
이런 거 외에도 쿵푸팬더나 기타 다른 것도 많았음.
호텔 체크인하는 곳에 도착해보니 현재 시간이 오후 1시쯤인데 2시부터 체크인을 한다고 함.
어차피 점심을 먹어야 하니 호텔 푸드코트(마누라가 찾아봤는데 호텔 푸드코트가 그렇게 비싸지도 않고 괜찮다고 함)에서 먹고 와서 체크인 하기로 하고
짐 맡기는 곳에 가서 캐리어 2개 맡긴 후에
(그냥은 안맡아주고 호텔 바우처 확인하고 사인까지 받음)
3층에 있는 푸드코트로 이동.
푸드코트 Koufu. 엄청 넓은데 사진으로는 잘 모르겠네. (사진은 tripadvisor.com에서 가져옴) 한식 코너도 있었는데 코너 이름이 “대장금”이었음.
푸드코트에서 대충 이것저것 시켜서 먹었는데 막 맛있는 건 아니고 대충 먹을만은 함.
생각보다 소윤이가 잘 먹어서 메뉴 2개만 시킨 걸로는 좀 부족한 것 같아
메뉴 하나 더 시키려고 했는데 소윤이가 국수만 먹겠다고 고집을 부려서-_-;
아무거나 국수 하나 더 시켜서 먹었는데 맛이 뭐 글쎄 그다지;;;
나중에 생각해보니 어차피 마카오 길거리에서 군것질거리 사먹을 거 많은데 쓸데없이 비싼 밥 배부르게 먹었다 싶었음.
(차라리 비싸게 먹을 거면 호텔 안에 비싸고 맛있는 식당 많던데 그런데서 먹던가)
얼추 시간이 돼서 다시 호텔 로비로 내려가
마누라는 체크인하러 가고 나는 소윤이 손잡고 짐 찾으러 갔음.
그런데 짐 보관하는 곳에서 다시 사인을 하라고 해서 아무 생각없이 내 사인을 했더니
나중에 짐을 갖고 와서는 사인이 다르다고 짐을 안주는 것임.
(맡길 때는 마누라가 사인했었음)
와이프 사인이라고 했는데 안 통함. 사인한 사람이 와야된다네.
마누라한테 보고하러 가보니 체크인하는 곳에도 줄이 어마어마. 한 50명은 서있는 것 같음.
(하여튼 줄서는 운은 진짜…)
내가 대신 줄서고 마누라가 짐 찾아서 온 다음에도 한참을 기다렸음. (30분은 기다린 모양)
그래도 기다리는 동안에 호텔 직원들이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문구가 붙은 생수병을 하나씩 (인당 하나. 우리 식구는 3개 받았음) 주긴 하더만.
소윤이는 그게 생수던 뭐던 누가 주니까 넙죽 받고서 기분 좋아짐.
기다리던 와중에 지루해서 캐리어 손잡이를 갖고 장난치다보니 이게 왠지 뻑뻑한 느낌이 들어서
자세히 살펴보니 한쪽 손잡이가 살짝 구부러져있었음.
보관 중에 고장난 건 아닌 것 같고 생각해보니 아까 입국심사 대기 중에 넘어지면서 구부러진 것이 아닐까 싶었음.
자꾸 손잡이를 넣다 뺐다 했다간 부러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때부터 손잡이를 안집어넣고 빼놓은 채로 가지고 다녔음.
홀리데이인 호텔 체크인 부스. (사진은 tripadvisor.com에서 가져옴) 우리가 갔을 때는 저 대기열에 사람이 꽉꽉 차있었는데…
마침내 우리 차례가 되서 체크인을 하는데
이런저런 복잡한 영어는 마누라가 뭐라고 응대해서 잘 모르겠고
마카오 지역은 카지노가 같이 있다보니 체크인시 디파짓(보증금)을 받는 곳이 있다던데
(카지노에서 홀딱 날리고 문제일으킬까봐 그런 모양)
여기도 보증금으로 천달러를 달라고 함.
카드로 결제했다가 취소할 수 있다고 해서 그냥 카드로 처리함. (수수료는 조금 빠진다고)
마침내 룸키를 받아서 방으로 올라가려는데
엘리베이터가 룸키를 꽂아야 올라갈 층 버튼이 눌리는 시스템인 걸 몰라서 잠깐 당황했다가
겨우 호텔방에 도착.
우리가 묵은 호텔방. 사진은 예약했던 agoda.com에서 가져온 거긴 한데 딱 이렇게 생겼음.
일단 침대에 드러누워서 한숨 돌리고 있는데
마누라가 바지를 걷어보니 시퍼렇게 멍이 들어있음.
아까 입국심사 때 넘어지면서 생긴 멍이라는데
가방 망가지고 마누라 다치고… 크게 안넘어지는 것 같았는데 묘하게 큰 사고였음.
(정작 사고 났을 때는 소윤이만 챙겼는데… 소윤이 빼고 다 다쳤음;;)
아까 받은 생수 등을 포함해서 가지고 나갈 짐을 좀 정리하고나서
본격적으로 마카오 호텔 구경을 나감.
여기 타이파 지역에 베네시안호텔이라고 꽤 유명하고 호화로운 호텔이 있고
그 옆으로 갤럭시호텔, 시티 오브 드림즈 호텔 등등이 있어서 그런 거 구경하다가
시티 오브 드림즈 호텔에서 셔틀버스 타고 마카오 반도로 이동하는 게 첫번째 계획이었음.
사실은 잘 몰라서 그냥 호텔 바깥으로 나가서 돌아다닐 생각이었는데
마누라가 호텔끼리 실내가 연결되어있을지도 모른다며 여기저기 찾아다녀보니 정말 베네시안호텔까지 연결되는 통로가 있었음.
안내표지판 따라 걷다보니 이게 호텔이면서도 카지노이기도 하고 명품샾들이 빽빽히 들어찬 쇼핑몰이기도 해서 볼 거리는 참 많았음.
다만 방향을 잘 몰라서 헤매다보니 소윤이가 또 짜증이 슬슬 올라왔다는 게 문제.
겨우겨우 달래다보니 베네시안호텔 도착.
말로만 듣던 실내 운하랑 하늘색 천장이 보임.
베네시안 호텔의 실내 운하와 하늘색 천장
진짜 베네치아처럼 곤돌라도 있고 뱃사공이 노래도 불러줌. (사진에 찍힌 뱃사공은 여자)
물을 보고 신난 소윤이를 끌고 이리저리 구경 다니다가 에그타르트를 파는 노점 발견.
(바로 옆에 매장이 있는데 노점을 따로 빼서 운영중이었음)
마카오 왔으니 에그타르트 하나 먹어보자 해서 하나에 10달러 짜리를 세개 샀음.
앉아서 먹을 자리가 마땅치 않아서 일단 포장해서 가방에 넣고 다시 구경.
베네시안 호텔 중간에 있는 크리스마스 트리. 저기로 내려가려고 했더니 카지노랑 연결된 곳이라 미성년자(=소윤이)는 들어갈 수 없다며 에스컬레이터에서 막음. (1층에 사람 바글바글하게 모인 곳이 카지노)
대충 구경하고 너무 늦기 전에 마카오 반도로 넘어가려고 했는데
베네시안 호텔에서는 시티 오브 드림즈 호텔로 가는 직통(?) 경로가 없는 것 같았음.
결국 다시 코타이 센트럴 쪽으로 돌아와서 바깥으로 나와 길을 건너 가기로 결정.
나온 김에 길가 돌무더기에 앉아서 아까 사온 에그타르트를 시식.
와~ 내가 계란빵 이런 류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이건 계란냄새도 거의 안나고 부드럽고 촉촉하기만 한 것이 엄청 맛있음.
에그타르트 에그타르트 하더니 이게 이 정도 되니까 난리들이구나 싶을 정도.
근데 소윤이는 별로 입맛에 안맞았는지 (부스러기가 많이 떨어져서 그랬을 수도 있음)
따로 챙겨나온 젤리를 주니까 그걸 더 좋아함.
어쨌거나 길 건너 시티 오브 드림즈에 도착.
바깥에 나와서 바라본 샌즈 코타이 센트럴 호텔(쉐라톤, 홀리데이인, 콘래드호텔 3개가 묶여있는 곳)
바깥에 나와서 바라본 베네시안 호텔
시티 오브 드림즈 호텔 내부 – 움직이는 인어공주 벽화와 그 앞의 크리스마스 장식
여기는 셔틀버스 탑승장이 희안하게도 호텔 지하로 내려가야 있음.
에스컬레이터 타고 내려가보니 여러 셔틀버스가 대기중인데
직원처럼 보이는 사람에게 신트라호텔 가는 버스를 물어보니 제일 뒤에 있는 버스를 알려줌.
이번 여행에서 제일 짧은 줄을 섰다가 셔틀버스에 타서 마카오 반도로 출발.
별로 한 것도 없는데 말만 길어져서 다음 이야기는 다음 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