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삼례이야기] 배삼례의 제대

삼례의 제대가 가까와지자, 삼례는 나와 내 밑의 김일병(앗!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다는 김일병!)에게 무슨 선물이 갖고 싶다는 둥, 요즘 이런 걸 받으면 좋겠다는 둥 속이 빤한 소리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같이 제대하는 자기 동기는 뭘 받았다더라, 자기는 뭐가 필요하다더라 틈만 나면 주절주절 늘어놨는데 (품목이 기억안나서 일일이 적지 못했다. 워낙 귓등으로만 들었기 때문에) 나나 김일병이나 나가는 놈 엉덩이를 걷어차면 모를까 선물을 해줄 생각은 눈꼽만치도 없었으므로 제대 휴가를 다녀온 뒤부터는 내놓고 코웃음까지 치며 면전에 무시해버렸다. 제대 일주일전부터는 쳐다보지도 않았고, 이틀 전부터는 경례도 하지 않았다. 제대하던 날 내가 당직으로 내무반을 지켜야되는데, 당직실에 앉아있으면 삼례가 들어와서 뭐 뻘소리를 늘어놓을까봐 당직실을 비우고 도망다니는 모험까지 (간부에게 걸리면 영창은 좀 심하고 군기교육대 정도…) 감수해가며 삼례와 안마주치려고 피해다녔다. 결국 삼례는 그렇게 제대했다. 뒤에서 손흔들어주는 놈 하나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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