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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대리일기 백여든네번째

2009년 9월 17일

[봉대리의 일기]

11/2 (목) 맑군

금방 11월이다.
달력이 얼마 안남은 걸 보니 정말 세월을 절감하게 된다.
2000년이 오고 열달이 흘렀는데 나는 도대체 무엇을 했는가…?
…….
별루 기억나는게 없다. 젠장 연애라도 해봤어야 했는데.
누구처럼 말이지 애를 낳은 것도 아니고 정말 의미없는 시간이네.
그렇다고 10달간 열심히 번 돈으로 적금이라도 부어넣었느냐…
그것도 아니고… 맨날 집으로 송금하는 돈 얼마 쪼개고 내 용돈 얼마
쪼개고… 카드 빚갚고… 그러면 땡이니…
담주면 벌써 입동이고… 날씨는 버얼써 겨울 날씨로 탈바꿈했고…
옷도 두꺼워져가는 마당에… 마음도 쓸쓸하고…
친구 녀석 하나가 생각나서 모처럼 수첩 뒤져 전화해봤더니… 회사
그만뒀다고 그러질 않나…
정말 살맛 안나는 계절이다…
살맛 안난다니까 옆에 있던 이휘재씨왈 요즘 회는 별로 맛이 없단다.
도대체 저 인간은 머리 속에 뭐가 들어있단 말인가?

[피부장의 일기]

11/2 (목) 맑은가?

날씨도 추워져가는데 사장이 내일 퇴원한다고 팀장급은 한번씩 병원에
들르라는 특명을 내렸따.
그래서 내가 이 나이에 쥬스 사들고 퇴근하자마자 사장 병원으로 쭐레
쭐레 달려가야한단 말이냐?
말이 된다고 생각해?
말이 되고 말고. 그러니까 한국사회고 조직사회지.
드럽지만 내가 참고 그냥 간다.
쥬스 뚜껑 열어서 가래침이나 뱉어넣어버릴까?
병원에 가봤더니 사장은 상당히 멀쩡한 표정으로 앉아있고 총무팀장
영업팀장 등등이 빼곡히 들어차있다.
젠장 늦게 왔다고 뭐 한 소리 듣는 거 아닐까.
다행히 그런 사건은 없었지만 저 꽁생원이 분명 가슴에 담아두고
있을끼야.
일단 병원에서 퇴원은 하지만 아직 몸조심을 해야할테니 당분간 집에서
쉰다고… 한 일주일 정도만 더 자기 없이 열라 일해달라고… 뭐 그런
소리 할라고 부른 거였다.
그걸 꼭 사람 모아놓고 얘기해야되나.
과시하겠다는 거겠지. 짜증난다 짜증나.
그나저나 쓰러진 원인이 된 그 여자는 어케 해결이 된건가?
사모님 표정이 별루던데…

SIDH’s Comment :
봉대리 일기 올리는 걸 한참 까먹고 있었다.
거의 한 달 반이 지났네.
그 사이 무더위는 훨훨 날아가고
이제 가을이 바짝 왔는지 아침저녁 춥다.
정말 2009년도 얼마 안남은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