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대리일기 백여든여섯번째

[봉대리의 일기]

11/6 (월) 괜찮음

언제부턴가 의자에 앉으면 자연스럽게 허리띠를 덮어주는 아랫배의
존재를 느끼게 되었다.
처음은 그냥 이놈도 내식구려니… 그러고 말려고 했는데…
날이 갈수록 이놈의 존재가 부담스러워지는게…
아무래도 내 식구라기보다는 불청객에 가깝다는 느낌이 들어서…
이놈과 매정한 결별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문제는 방법론인데…
전세계적으로 이 투실투실한 놈은 한번 들러붙으면 죽어라고 달라붙는
놈으로 정평이 난 놈이라…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무엇이 특단의 조치냐!!!
스포츠센터에 수영이나 스쿼시를 등록할까… 에이.. 돈 없어…
자전거나 인라인스케이트 뭐 이런 걸 해봐…? 그것도 살려면 돈
들잖아…
그저 주구장창 뛰어댕기는게 좋긴 한데 말이지… 아침에 일찍 일어
나기도 귀찮고… 사람들 쳐다보잖아… 아 쪽팔려…
그저, 책상 앞에 앉아서 책상 밑으로 뱃가죽이나 조물거리는 것으로
땜질해야되나?
아…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긴 한데…
칼로 확 썰어내버려?

[피부장의 일기]

11/6 (월) 날씨 좋음

달이 바뀌고 첫번째 월요일만 되면 마누라쟁이는 무슨 스포츠센터 같은
곳에 등록이라도 해보라고 옆구리 쿡쿡 찌르는 것이 습관화가 되어가고
있다.
오늘도 마찬가지…
짐짓 건강을 생각하는 척 배가 나오면 성인병이 어쩌고 저쩌고 어디
아침방송에서 줏어들은 헷소리를 설교인양 늘어놓곤 하는데,
헤헤헤 이제 월례행사가 다된 얘기를 내가 새삼스럽게 들어줄리가
만무하고…
이제는 완전히 내 몸으로 정이 콱 들어버린 아랫배와 헤어진다는 것도
상상할 수 없는 일…
아랫배가 들어간 내 모습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꼭 무슨 도마뱀이 일어서있는 모습 같구먼…
남자란 말이지… 금복주 상표에 붙어있는 그 아자씨처럼 뭔가 복이
여기저기 더덕더덕 붙어있게 보여야 돈이 꼬인단 말이지…
나이 오십에 인간 피칠갑이 20대 양아치들처럼 뺄쭘해져서야 될
말인감?
나이와 몸매에 대한 긍지를 가져라~ 오십대여~
아, 난 아직 오십대는 아니지.
아이고~ 올해가 가버리면 진짜 오십대네…

SIDH’s Comment :
아무래도 앉아서 일하는 직장인들은
몸에 살이 찌는 것과는 별로 상관없이 아랫배가 뽈록해지기 마련.
이건 굶는다고 없어지거나 열심히 뛴다고 없어지거나
그런 수준의 문제가 아니더라고.
로또라도 당첨되서 온갖 스트레스의 온상인 직장생활 때려치고 스포츠센터에서 아름답게 몸을 가꿀 팔자가 되면 혹시 모를까.
나는 그런 팔자가 아니라서 그냥 얘도 내 편이려니~ 그러구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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