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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대리일기 여든번째

2007년 12월 23일

[봉대리의 일기]

3/23 (목) 비 온다며…

쪼끔 오긴 왔지. 비가 오긴 왔구먼.
어젠 술을 얼마나 먹어댔는지 지금까지 술이 덜 깬 것 같네.
노자지란 놈… 별명에 걸맞게 무슨 뽀르노 사이트를 하나 기획하고 있드만…
봐봐 임마… 인터넷에 떠도는 야동(야한동영상)들을 싸그리 긁어 모아갖구… 회원들한테 회비만 받고 다운로드 시켜주는 거야… 이거 장사될 거 같지 않냐…
장사 되겠지 당연히… 붙잡혀가지만 않으면…
이놈이 대학교때 타부 시리즈 끼고 다닐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는데 말이지.
서버를 말야 외국에다 설치하면 된다구… 이미 해외교포 한 명 섭외해놨어… 이거 말야 장사 되는 거라니까…
같이 일하던 사람이 왜 그만 두고 튀었는지 알만 하더라만.
짜샤 인터넷으로 그딴 짓이나 할라구 들지 말고… 좀 건전하고 말이지… 미래지향적인 걸루 해보잔 말야… 뇌세포에 때가 끼었냐 어째 너는 생각하는게 그 모냥이냐?
내가 이렇게 말했을 줄 알고?
침 겔겔 흘리면서 그거 돈된다… 고맙다 짜식… 너는 나를 잊지 않았구나…
이렇게 말하고 짜식의 손을 붙잡고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술이 과했던게 틀림없어.
본격적으로 일이 궤도에 오르면 다시 연락할께 잠깐만 기다려…
그 바람에 오늘 출근했다.
어제 확답을 받고 오늘부터 회사 때려치웠으면 좋았을걸.
어쨌든 아슬아슬하고 야시시한 일이 시작되겠구먼…

[피부장의 일기]

3/23 (목) 그것두 비라구… 지랄…

비가 오는데~ 끝없이~ 창문을~ 적시는데~
내 곁을 떠난~ 그대는 어디서 무얼하나~
내가 좋아하는 유열의 가을비라는 노래인데,
비가 내릴라면 말야 이렇게 끝없이 창문을 적셔보란 말야.
봄이라서 그런가.
봄비는 없나. 봄비~ 나를 울려어주는 봄비~ 언제까지 내리려나~
언제까지 내릴지 기약없게 좀 내려보라말야.
날씨만 잔뜩 인상쓰고 있으니까 비오는 거 별루 좋아하지도 않는데 괜히 비 를 기다리게 만든다. 짜증나네.
봄비, 가을비, 김종서의 겨울비… 여름비라는 노래만 없구먼.
여름에 비가 제일 많이 오는데 이상할세…
하여튼 오늘 봉대리 놈이 누가 봐도 어제 술먹고 망가진 폼으로 출근하는 바람에 아침부터 한따까리 걸게 했다.
내 눈을 피해 어딘가로 숨어든 봉대리와 나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
휴게실부터 옥상까지 샅샅이 뒤졌다.
흔적도 없었다.
이놈이 얼루 샜을까?
황대리! 전유성! 못찾았나?
네! 단지 5층 화장실에 잠겨서 열리지 않는 문이 있습니다.
불러도 대답이 없고…
거기다!! 안에서 뻗어 잠든 것이 틀림없다. 가서 뜯어내!
알겠습니다!
나와 황대리, 전유성이 가열차게 화장실로 쫓아내려갔다.
과연 두드려도 발로 차도 안에서는 대답이 없고…
황대리가 무식한 힘으로 그 문을 뜯어냈다.
역시 날라차기의 명인다운… (건드리지 말아야겠다)
…. 그 곳은 청소도구창고였따.
점심시간 지나서 여유작작 나타난 봉대리…
도대체 어디 숨어있었단 말인가?
설마 옥상 물탱크 위에…?

SIDH’s Comment :
회사에서는 그런 적 없지만
군대에서는 어딘가 짱박혀버린 말년고참을 잡으러
저렇게 사방을 뒤지고 다닌 적이 있었다.
쫄따구인 내가 자발적으로 그런게 아니라 말년고참을 안좋게 본 중사의 명령에 의해서였는데
이렇게 저렇게 찾아서 잡아오면 너는 아직 내 손바닥에 있다를 외치면서 중사가 고참을 퍽퍽 두들기는 장면을 라이브로 감상할 수 있었다.
배삼례랑 함께 살면서 즐거웠던 몇 안되는 순간 중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