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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대리일기 일흔아홉번째

2007년 12월 23일

[봉대리의 일기]

3/21 (화) 비 온다며…

요즘 일기예보하는 아가씨가 자주 틀린다.
비가 올 검다… 올 검다… 말만 하지 비가 내려주질 않드라구…
뭐 비오면 출근하기도 힘들고 퇴근하기도 짜증나고 좋을 거야
없지만서두.
자꾸 틀리니까 별로 이뻐보이지도 않고…
옛날 그 덧니난 아가씨가 훨 나았다. 가슴 큰 여자는 영…
오늘 용꿈을 꿀라고 그렇게 노력했건만,
밤새도록 불독한테 쫓기는 꿈만 꿨다.
개꿈만 꿨는데 복권은 사서 뭐하겠어?
편안한 마음으로 그냥 출근했는데… 왠지 께름직한 거다.
그냥 부담없이 한장만 긁었다.
역시나 꽝이더군.
사무실 들어와서 복권 얘기를 잠깐 하고 있는데 갑자기 피부장이
열통을 올린다.
남이 보면 뭐 복권에다 한 수억 꼴아박은 인간인줄 알겠다.
꽝된 복권을 갈기갈기 찢어버리는 저 히스테리가 도대체 어디서
나온 건지 원…
저녁에 노자지가 전화를 했다.
내일 만나서 사업에 대해 심각하게 얘기해보잔다.
뭐 같이 일하려던 사람이 급한 일로 그만두게 되서 사람이 부족하게
됐다나.
아니 그럼 이 자식이… 사람이 부족하지 않았으면 끝끝내 나를
모른 척 했겠군.
뭐 어쨌든 좋다… 드디어 피부장을 벗어날 수 있게 됐으니…
신경질 부려라 뭐… 난 신경 안쓸란다…
이제 그 꼴 얼마나 보겠냐구…

[피부장의 일기]

3/21 (화) 꾸무리하더니… 좀 풀리는군

저녁쯤에 비가 올 거 같다구 그랬지만
사무실에 갖다놓은 우산이 한 보따리는 되기 때문에 뭐 마음놓고
출근했다.
맨날 잊어먹는다니까… 이것도 병이라구.
집에는 우산이 두개밖에 안남았는데 사무실에 일곱개가 있으니 원…
왜 비는 아침에 오고 저녁에 그칠까? 요상한 일이야…
하여튼 오늘은 우산 하나 들고 들어가나 싶었더니 비가 안와부러야.
가슴 큰 아가씨가 확실히 골은 비었나벼… 그렇게 틀릴 수가…
어제 복권으로 뒤닦은 후부터 치질이 올라나 근질근질하니 자꾸 신경
쓰여 죽겠는데
봉대리 녀석이 뭐 복권을 긁었더니 꽝이 됐네 어쩌네 그딴 소리로
내 뒤통수를 간지렀다.
일 안하고 뭐하는 짓이야! 엉!
순간적으로 앞뒤 안가리고 봉대리한테 속사포를 쏴댔다.
복권 이리 내놔! 업무시간에 이딴 거나 긁고 있으니 업무가 되겠나!
에잇!
복권을 다섯번 겹쳐서 찢어봤어? (함 해보셔. 그게 되나.)
오늘 나는 그걸 해냈다우.
찢고나니 꽝이된 복권이었다는군.
젠장… 어제 닦아버린 그 복권을 빨아서라두 가져가볼까?
아니야… 그렇게 비벼댔으니 글자도 다 지워졌을 거라구…
에휴 내 팔자야…

SIDH’s Comment :
사무실에 임자없는 우산이 좀 많이 돌아다니는 편이었다.
언제부턴가 그거 믿고 저녁에 비온다는 예보가 있어도 우산을 안가지고 출근하는 직원들이 많아졌다.
지금은,
사무실에 우산이 하나도 없다.
미래를 생각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