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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대통령 서거

2009년 8월 18일

워낙 오늘내일 하던 상태이긴 했는데
그래도 막상 돌아가셨다, 라고 기사 뜨니까
휑~한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네.

글 쓰려다보니
마침 홈페이지도 어울리게 칙칙~허니 바꿔놓았고.
주황색 저거 마저 뺄까?

설마설마, 그래도 좋아진다는 기사도 간간이 올라오고 그래서
혹 예전만큼은 못되더라도 어지간히 건강 회복해서 퇴원한다,
뭐 그런 소식이라도 들려올까 생각했는데
아쉽지만, 8월18일, 세상을 떠나셨다.
올해 유난히 큰 인물들이 많이 떠나네.

김수환 추기경, 노무현 전 대통령, 마이클 잭슨(응?), 김대중 전 대통령.
저 정도 레벨이 못되서 그렇지 나름 크다면 큰 인물 중에도
유현목 감독, 조오련, 성악가 오현명, 외국에선 보비 롭슨이나 아키노 전 필리핀 대통령까지.
(여운계 씨는 도저히 저 레벨에 끼워넣지 못하겠다-_-;;)

돌이켜보면, 내가 뭐 고인과 개인적인 인연 같은 걸 맺었을리는 쥐뿔도 없고
굳이 따지자면 92년 대통령 선거에서 붓뚜껑 한번 눌러준 것뿐.
(97년 선거에서는 누굴 찍었는지 잘 기억이 안난다는;;;)

그렇게 나에게 김대중 전 대통령은 오직 TV나 신문 같은 매체를 통해서만 접하는게 전부였었는데
인터넷이 생기고, 그 안에서 소통하는데 재미가 들리면서
내가 몰랐던 수많은(?) 김대중을 만나게 되었더랬다.

가장 많았던 것이 빨갱이 김대중.
거짓말장이 김대중. (뭐 이정도는 욕이라고 할 수도 없을 정도…)
살인마 김대중. (5.18이 김대중 짓이라던가…)
그밖에도 사기꾼 협잡꾼 엽색꾼 패륜아… 뭐 바보 멍청이 빼고는 벼라별 욕이 다 있었는데…
(그러고보니 김대중 머리가 좋다는 건 반대파들도 인정하는 모양)
(YS나 이명박은 맨날 멍청하다고 욕먹는 거랑 비교하면 참…)

그 중에 가장 기억나는 압권은 노무현 당시 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김대중이 10년전부터 대통령 후보로 밀어줬다는 일명 빨갱이 연대론, 소위 “천리안 김대중”이었는데… 이건 뭐 웃자는 얘기도 아니고.-_-

아무튼 그런 사람들하고 말 섞으려다보니 본의아니게 동아일보 정치토론방에서 물의도 일으키고 (아… 십년전 얘기다… 그때는 마이다스라고 했지)
도맷금으로 묶여서 빨갱이 취급받고 그랬던
추억 아닌 추억이 있네 생각하다보니.
세상 잘 만나서 그 정도였지 요즘 그랬다간 미네르바 꼴 났을지도 몰라.-_-;; 그것도 쥐도새도 모르게;;; (미네르바는 유명하기라도 했지;;)

그때의 기억이 머리 아프게 남아있어서 그런지
어째 지금도 나라를 김정일에게 팔아먹을 희대의 빨갱이가 드디어 죽었다며 (농담 아니라 진지하게) 축배를 들고 있을 몇몇 사람들이 눈에 선하게 그려져서
더욱 마음이 쓰라리는 중.

먼저 떠난 노무현과는 비교도 안되는 욕을 비교도 안되는 세월동안 들어잡수신 분이라
이제 와서 느닷없이 추모 열기 운운하는 세상이 갑자기 꼴보기 싫어질 정도.

참 세상 뻔뻔해야 살지 안그러면 힘들겠다는 사실을
요즘 들어 왜이리 뼈저리게 느끼게 되는지 모르겠다.

노무현 때는 못했는데
이번에는 정말 어디 분향소라도 찾아가고 싶어진
시대가 썼습니다.

근데 이번에도 시민분향소 설치하면 경찰이 때려부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