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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대리일기 예순세번째

2007년 10월 28일

[봉대리의 일기]

2/24 (목) 날씨 오늘도 조코…

피부장의 복귀 날짜가 하루하루 다가오고 있다.
즐거운 나날을 보내다가도 그 생각만 하면 뒤통수에서 피가 새는
느낌이 올라온다.
조과장이 피부장 돌아오는 날 회식을 하겠다며 신입사원맞이 회식도
미뤘다.
그래 너는 평생 아부나 해라~
두번 하면 되지 그걸 꼭 뒤로 미뤄…
하여튼 모주라 씨가 기획실로 오고나서 사무실 많이 변했다…
지화자 씨의 화장빨이 두꺼워졌다…
어디서 역한 향수까지 구해서 뿌리고 다닌다… 짜증난다.
전유성 씨의 옷매무새가 훨씬 깔끔해졌다…
개발팀 변대리가 우리 사무실에 자주 들락거린다…
변대리… 변태리? 라는 별명으로 더 유명하지만,
여자를 밝히는게 꼭 변태는 아니지만 하여튼 밝히긴 무지 밝힌다…
전에 퇴사한 개발팀 여직원도 이 친구 등쌀에 그만뒀다지…
황대리와 함께 이 문제에 대해서 심각하게 논의했다.
그래도 기획실 사람인데 그 변태같은 녀석 손아귀에 넘겨줄 수는 없지
않나?
보기 드문 동료애로군. 점심 잘못 먹었나?
이거는 동기라는게 한다는 소리가…
이봐 그럼 자네는 그 변태가 모주라 씨를 꼬드기는 걸 그냥 봐 넘기자는
건가?
자네 모주라 씨한테 마음있나?
이 자식이 계속 삐딱하네. 너하고 얘기 안해.
마누라보고 떡개구리 같은 자식이나 낳으라고 그래!
뭐 떡개구리!
피부장이 없다는 이유로… 오랜만에 사무실에서 황대리와 난투극을
벌였다…
결과는 내가 떡개구리가 되버렸지만…
체중으로 깔아뭉개는데는 방법이 없더군.
네놈이 안도와주면, 나 혼자라도 지켜내리라!

[피부장의 일기]

2/24 (목) 날씨 관심없음…

3월1일이면 퇴원해도 된단다. 삼일절이네?
마누라하고 딸년들한테 태극기 들고 병원 앞에 나와있으라고 해야겠다.
이게 어디 좀 경사야?
통 병원하고는 가까와본 적이 없는 사람인데 2주나 병원밥을 먹었더니
머리가 더 빠지는 것 같다.
간호사 아줌마, 여기 병원밥에 무슨 약타요?
무슨 소리세요? 그리고 저 아줌마 아니에요.
아니 무슨 밥이 먹으면 힘이 나야지 먹으면 졸리고 맥이 하나도 없어.
아줌마가 군대에서 쓰는 정력감퇴제나 수면제 같은 거 타주는 거 아뇨?
별 소릴 다듣겠네. 그런 거 없어요. 그리고 저 아줌마 아니라니까요.
아니라고 하자. 에구 더러워서.
하기사 밥에 돈들여서 약탈 것도 없이 간호사들 얼굴 보고 있으면 저절로
정력 감퇴 되겠다. 그러니 여태 시집들을 못갔겠지.
사무실엔 말야 쌈빡한 아가씨 신입사원도 오는데 말야.
간호사는 뭐 삼삼한 애 하나 안들어오나? 간호대학 졸업해서 신규채용할
때가 아닌가?
괜찮은 간호사하고 노닥거리는 재미도 있어야지 이건 뭐…
간호사 쭉쭉빵빵 한 명만 있어봐. 내가 퇴원하는 날 태극기를 가져오라고
하게 생겼나…

SIDH’s Comment :
병원은 분명 환자들 병 나으라고 가는 곳일텐데
이상하게 병원에 가면 있던 기운도 빠지고 괜히 침울해진다.
너도나도 아픈 사람 또는 그런 사람 가족들이라
인상 찡그리고 돌아다니니까 그 기운이 전해져서 그런가.
하여튼 병원은 왠만하면 안가는게 좋다는 거.